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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 Dec 14. 2021

영어학원 레벨테스트에 대한 생각

다시 생각해 보는 공부의 목적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우리 아이는 영어 학원 레벨테스트를 총 두 군데만 보게 되었다. 학습식 영유를 나왔고 어지간해서는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합격을 가정하고 이미 마음속으로 학원을 결정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레벨테스트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결국 첫 번째 학원은 1차 필기에서 바로 탈락, 두 번째 학원은 최종 합격을 했다.


레벨테스트를 준비하며 느낀 점은 생각 이상으로 시험이 어렵다는 점이다. 아직 미취학 아동인 데다가 시험 경험도 얼마 없는 아이들이 테스트를 통해 정말 자기 실력을 보여주고 레벨을 구분할 수 있을까? 테스트 말고는 방법이 없겠지만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낼 필요가 있을까? 마치 시험 문제의 난이도가 학원의 레벨인 것처럼 보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부모의 잘못된 생각으로 아이의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내가 겪은 경험을 정답이라 판단하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래, 영어의 중요성은 알겠는데 그건 아빠의 생각이고, 아이도 그렇게 생각할까?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 되면 지금 영어 공부한 걸 좋았다고 생각할까?'


어려운 레벨테스트를 끝낸 아이를 바라보며 내가 생각하는 영어 공부의 목적을 다시금 떠올렸다.


교육에 대한 목적을 잊어버리지 말자.


아이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에 '영어'가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최소한 걸림돌을 치우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때그때 바로 치우진 못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아이의 영어 교육의 목적이다.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영어권 나라에 가는 것이지만 현재 사회 상황, 직장 문제로 제한적인 환경에서 내가 생각한 방법이 영어 유치원이었고 영어 학원이었다.


초등부 영어 학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어 학원 레벨테스트를 위한 별도 교육을 받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주변에서도 영어유치원을 다니지만 별도로 영어 과외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심지어 우리한테도 별도 영어 과외는 왜 안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레벨테스트를 위한 별도 학습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첫째,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영어 학원이 되어서는 안 되고 둘째, 어떻게든 정말 좋은 학원에 들어갔다 해도 아이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안 보내느니 못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레벨테스트에서 떨어졌다면 아이는 그 학원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 되고 그럼 굳이 억지로 그 학원을 위해 맞춤형 수준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유명한 학원은 분명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아이가 못 들어간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도 우리 아이가 유명한 영어 학원에서 계속 이어서 영어 공부를 했으면 좋겠지만 교육의 목표가 학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 입시와 같은 시험을 위해 지금부터 영어 공부를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우리 아이가 영어공부를 하는 이유가 '시험'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시험의 중요성은 당연히 잘 알지만 시험만 생각하며 달리다 보면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목적을 잊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는 아이에게 공부의 목적을 알려주기란 쉽지 않다. 나도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공부를 했고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뜻이 있어서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나도 어느새 공부의 목적이 시험이 되어버렸고 그러다 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목표를 잃어버린 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공부, 특히 영어공부에 대한 이유를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알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계속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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