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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스카이 Oct 15. 2023

창업 4개월, 꼬꼬마 대표의 회고

 


4월 말 다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5월 프로덕트를 구체화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1개의 제휴 업체와 계약했고,

이를 시작으로 6월 6일 웹사이트를 오픈하고 사업을 시작한 지 약 4개월이 지났다. 


4개월 동안 직원은 나를 포함해 5명으로 늘었고, 약 30명의 프리랜서 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제휴업체는 14개로 늘어났고, 월 방문자 수는 50명에서 5,000명으로 성장했다. 


거래액은 9월 말 기준으로 첫 달대비 약 12배 성장 기록했으며, 공유 오피스를 전전하다 지난 10월 12일 전용 사무실에 이사를 완료했다. 


이 과정 속에서 나의 속마음은 참 이중적인데,


주말도 없이 일을 감당해내고 있는 직원들이 걱정되고, 이들이 지칠까 두렵다가도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기면 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게 될까 또 걱정한다. 


내가 그려둔 밑그림을 빨리 채워나가기 위해 나를 포함해 함께하는 사람들을 너무 몰아붙이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더 가파른 성장 곡선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것들을 더 그려야 할지 생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혼란 속 3개월이었지만 나름 첫 번째 분기를 잘 마무리한 것을 기념하며, 4개월 간의 배움과 현시점에서의 고민을 기록해 두기 위해 회고를 작성한다. 





배움 1. 창업 팀이라고 다를 게 없다. 결국 "팀"이다.


전 회사에서 팀을 운영할 때는 리더십 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과 팀 안에서 논의한 것들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시도해 본 것들을 바탕으로 팀을 운영하는 방식이 수립되어 있었다. 


1. 목표 수립 그리고 트래킹

1년 단위, 분기단위 그리고 또다시 월 단위 계획과 목표를 수립했고, 프로젝트 운영을 위해 필요한 리소스를 측정하고 매월, 매주 그리고 매일 목표를 리마인드 하며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하고 있었던 작은 일들을 공유했다. 


2. 소원을 말해봐 

회사 전체적으로 성과 평가를 1년 2회 진행했고, 그 사이사이 우리 팀은 "소원을 말해봐" 시간을 가졌다. 꼭 성과 평가 때문이 아니더라도 각자가 반기별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1:1 시간을 마련했고, 함께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고민했다. 


3. 1:1 혹은 티타임 

팀단위로 진행되는 미팅과 별개로 팀원들과 1:1 혹은 티타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특히 소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팀원과는 일부러라도 자주 얼굴 보고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 자체를 자연스럽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창업팀을 꾸리고 달려오면서 이 모든 것들을 놓고 있었다. 

단 둘이 시작한 회사였고 서로 다 알아줄 거라고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직원들이 늘어나고 업무가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옆에 붙어서 일하는 단 두 명이라도 일부러 이야기하고 공유하지 않으면 얼마나 모를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인원이나 상황 혹은 각자의 포지션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결국 "팀"으로 일하려면 업무에서 잠깐이라도 빠져나와 나눠야 한다. 


3분기를 마무리하고 4분기를 시작하며 하나하나 다시 시작해보고 있다. 




배움 2. 예상 매출액은 회사가 그리는 비전이고 큰 그림이다. 


IR자료를 준비하면서 과감하게 버렸던 한 장은 향후 3-5년간의 예상 매출액을 계산하는 장표였다. 

'무슨 의미가 있나 그냥 꿈꾸는 거 아닌가 지금 내고 있는 퍼포먼스로 설득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아주 거만하게 ㅋㅋㅋ 


예상 매출액은 우리 회사가 그리고 있는 비전이고, 우리 회사가 스스로 측정하고 있는 미래의 가치이다. 

이를 기준으로 우리 사업의 확장 방향을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할 우리의 현재 액션과 노력 그리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설명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크기와 함께 우리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표였다. 


예를 들어서

현재 1개의 제휴사를 통해 내고 있는 수익을 바탕으로 3년 안에 N개까지 늘렸을 때 예상되는 수익은 얼마이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N개의 잠재적 제휴사에 컨택하고 그중 N개와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대한민국에는 N개의 잠재적 제휴사가 있는데 영엽을 통한 전환율이 N%인 것을 미루어 볼 때 최대 N개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해 나갔을 때 예상되는 수익은....


처럼 모든 장표를 유기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주요한 정보라는 것을, 이런 큰 그림이 없는 현재의 소소한 매출과 수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투자사와의 미팅"들"을 끝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ㅎㅎㅎ 



고민 1과 2. 네모 바퀴는 대체 언제 갈아 끼울 것인가? 그리고 투자는 언제 받아야 할까?


몇 주 전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우리 웹사이트를 통해 만난 고객 한 명이 Y combinator 그룹 파트너였다. 갑자기 요청한 커피챗에 그녀는 흔쾌히 응해주었는데 우리 서비스의 상황을 설명하고 나의 고민을 담은 질문들을 했다. 


: 이런 상황에서 네모 바퀴는 언제 갈아 끼워야 할까요?

Diana : PMF를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갈아 끼워도 좋아요.

 :바보 같은 질문일 수 있는데 PMF를 찾았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Diana: 사실 좋은 질문이에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매주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추세가 5-6개월 지속될 때 PMF를 찾았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지금부터 Technical Co-founder를 찾으세요. Technical Co-founder가 있다면 투자받기도 더 좋을 거예요.

 : Technical Co-founder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넓은 영역에서 업무를 맡아줄 수 있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적인 바탕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리고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처럼 technical 

co-founder가 있으면 투자받기 좋은 것도 맞는데 또 반대로 규모 있는 투자를 받고 스타트를 앞둔 기업이어야 technical co-founder를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이어지는 질문인데 투자는 언제 받아야 할까요? 

Diana : 제가 지금 대표님 상황이라면 투자를 받기 위해 공을 들이지 않을 것 같아요. 그 대신 매출액을 높이고 몸집을 키우세요. 투자자가 대표님을 쫓아오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고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운영 중인 웹사이트는 아임웹이라는 노코드 툴로 뚝딱뚝딱 혼자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뚝딱거리며 돌아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인스타 계정 하나 없이 SEO에만 집중해서 월 방문자 수 50명에서 5,000명까지 키워낼 수 있었다. 다만 이렇게 키워낸 나의 자부심과는 별개로 모든 단계들이 수기로 진행되고 있어 그야말로 직원들의 시간을 갈아 넣어 운영 중이다.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 네모 바퀴를 언제 갈아 끼울 건인지가 고민이다. 


이 고민과 투자를 언제 받을 것이나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도 한데 (물론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ㅋㅋㅋ) 일단 지금은 그 접점이 어디가 되더라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서비스 그리고 사업체를 만들고 다듬는 데에 집중해야겠다는 열린 결말 같은 결론을 지었다. 





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볼 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도 또 이를 공유하는 것도 전처럼 가볍지가 않다. 


설렘과 막막함이 하루에도 두세 번씩 교차되는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그리고 또 내 상황이 나의 감정이나 고민 그리고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도 망설이게 만든다. 


지금 당장의 내가 쓴 글이 혹은 나의 고민이 비록 멋들어진 것이 아니더라도 한 분기마다 성장해 나갈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자주 글을 쓰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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