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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스카이 Nov 24. 2023

1/4 토막 난 매출 되살리기 프로젝트

매달 100% 이상 성장을 이어오던 초기 스타트업이 위기를 마주하는 법

2023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해봄은 5개월째 매월 100-200% 성장세를 이어오며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2023년 10월 말을 기준으로 누적 거래액 2억을 달성하였고, 머리를 아프게 하던 순이익률은 10%에서 15%로 노력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차곡차곡 모아둔 돈으로 사무실 겸 스튜디오도 오픈할 수 있었다. 


그런 따듯했던 10월이 지나고 11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두둥)


예약수는 급감했고 당연히 매출액 또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단기간의 저조한 성과가 사업의 성패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은 우리 팀에게 달려있는 것이고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는 것은 머리로 알고 있긴 했지만, 아직 1년을 채 돌려보지 못했기도 했고 또 나가야 할 월세와 월급이 눈앞에 보이는 지금 두려움은 더욱 컸고 마음은 한없이 조급해졌다. (아직도 조급하다 ㅎㅎ) 


지표들을 원래대로 혹은 그 이상으로 돌려 둔 이후에 글을 쓰고 이를 공유하는 게 맞지 않을까 고민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랑 같은 상황에 있을 그 누군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시기를 지나 다시 회복한 팀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말을 요청하고자 ㅎㅎㅎ 또 그 당시의 생생한 나의 감정과 생각을 담고자 글을 써본다. 




1. 왜 떨어졌지? _ 이유 파악하기 


어느 정도 예상했던 하락세이긴 했다. 10월 말쯤 우리는 오브서울이라는 서비스명을 해봄으로 변경하면서 리브랜딩을 진행했고 이에 따라 도메인부터 웹사이트 개편까지 진행했는데, SEO 유입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었던 우리 페이지 방문자 수가 급갑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Redirection도 걸어두고 했지만 알고리즘은 가차 없었고 일 방문자 수는 수백 명에서 수십 명으로 떨어졌다.(흙)


예약수 급감과 함께 또 추가적으로 알게 된 사실은 팬데믹 전 방한 외국인 추이를 보면 매년 11월부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1월부터 다시 차츰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SEO에만 유입을 의존하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했고, 방문객의 숫자가 요동치는 것과 상관없이 그 안에서 파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2. 우리 어떻게 하지? _ 팀과 소통하기 


물론 함께 일하는 우리 팀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긴 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지표를 들이대며 우리 위기다!라고 선언하는 것 자체가 겁이 났다. 구성원으로서 급격한 변동은 모두 다 힘들기 마련이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성장통을 겪는 과정과 무리한 확장으로 살림살이를 조이는 과정에서 겪는 힘듦은 결이 다르다는 것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보상이 충분하지도 않은 현 상황에서 이런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같이 이겨내 보자라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많은 창업 팀이 그렇겠지만 우리 팀도 혼자 시작해 허덕이다 공동창업자 1, 그리고 2를 성공이 머지않았다는 달달한 말로 꾀어냈기 때문에 (ㅋㅋㅋㅋ) 이제 와서 "우리 잘 안되고 있으니까 더 노력해 보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내려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건 결국 우리 팀원들이 지난 시간 동안 보여준 신뢰와 해봄을 아끼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달달한 말만으로 넘어가지 않는,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희희




3. 그래서 어쩔 건데? _ 목표 다시 돌아보고 대응하기 


4분기를 플래닝 할 시점에 우리의 목표는 "자체 브랜드 구축하기"였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지표들을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를 다시 돌아보고 바로 잡는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의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해서 목표를 하향조정하진 않았다. 

오히려 더욱 도전적인 또 직접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월 거래액 1억 


이라는 현실적이고 눈에 보이는 지표를 목표로 잡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Action item으로 뽑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거래액 1억 원이 왜 우리의 목표인지 먼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주단위 그리고 일단위로 몇 개의 거래가 발생해야 하는지, 현재 시점의 구매 전환율을 바탕으로 몇 명이 방문해야 하는지로 구체화시켰다. 그리고  해당 지표들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러프하게 잡아 초안을 공유했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 진행되어야 할 일을 크게 2축으로 나누어 리드를 배정했고,

이를 기준으로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할 숫자들을 분담했다.  


각각의 리드가 해당 숫자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드렸다. 해야 할 일은 단순히 To do list가 아니라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은 정량적인 목표들과 함께 구체화된 Action item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위 과정이 완료되면 우리의 데일리와 위클리는 진행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데일리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시도한  일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을 포함해 그에 따른 결과와 Blocker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내가 전체 지표를 집계해서 공유하던 위클리 또한 각자 맡은 숫자들을 스스로 집계해 공유하는 자리로 변화하며 담당자들의 정기 세션이 마련된다. 




4. 오히려 좋아 _ 도약의 기회로 삼아보기 (혹은 정신 승리하기 ㅋㅋ) 


해봄은 감사하게도 첫 달부터 몰려드는 예약으로 정신이 없었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한숨 돌리고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 시간을 성찰의 시간으로 삼아 도약해 보자고 생각했다. 


제휴 업체들이 우리를 통해 매월 수천만 원의 매출을 올릴 동안 우리의 비용구조를 돌아볼 시간은 없었고, 

매일 같이 몰려드는 예약 처리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을 진행할 여유가 없었다. 


바쁜 와중에 웹사이트 개편과 채용 그리고 스튜디오 오픈까지 몰아 진행하면서 놓치는 것이 너무 많았다. 

꼼꼼히 살펴보지 못하고 진행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고 그대로 더 나아갔다가는 우리 팀과 서비스가 더 큰 위험을 부담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팀이 일하는 방식과 우리만의 방식 아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달려가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이 시간을 더욱 야무지게 사용해서 더 큰 도약을 위한 짧은 움츠림이었다고 이 시기를 되돌아볼 멀지 않은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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