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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Apr 15. 2024

언젠가 백발의 노인이 되더라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법. 나 역시 예외는 아닐 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흰머리가 늘어갈 것이고, 피부 탄력도 떨어질 것이며, 허리도 서서히 굽게 될 것이다. 


그래도 의료봉사만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허리가 굽은 백발의 노인이 되더라도,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검버섯이 피어오르더라도 힘이 닿는 데까진 의료적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 


의료봉사는 나의 의무이자 숙명이다. 숨이 붙어있는 한까지는, 손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진,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 치료 비용이 걱정되어 병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사회에서조차 외면받은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만 살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언젠가 후배 의사가 내게 물은 적이 있었다. 

30년 뒤엔 무얼 하며 살아갈 것이냐고. 


난 웃으며 답했다.


사회에서 외면받고, 

지독하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의사가 될 것이라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선한 의술을 베푸는 의사가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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