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캔이 필요한 하루

무너진 날

by 재재형제맘

아이들 학원 라이딩을 하면서

이 생활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 하고 한탄하던 시간

이 눔의 라이딩 인생하고 투덜거리던 시간

어쩌면 머지않아 우리 애들도

이 건물 이층 저층 학원 투어를 하며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시간을 때워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마음이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고 만원인 엘리베이터에서도

한 명이라도 더 먼저 태우려고 울 애들만 올려 보내고

나는 내리곤 했다.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엄마가 얼마나 걱정할까 하는 마음도 들고...

참 짠했었다


우리 아이들도 누군가 이런 시선으로 바라봐줄까?

나야 태생이 교육자적인 마인드가 내장되어있고

공감과 동정심을 무장한 ENFJ로 태어난 사람이니까

다른 아이들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그 아이들 엄마들 마음까지 헤아리는 거지...


학원 늦을까 봐 엘리베이터로 밀치고 들어오는 장난기 많은 사내아이들한테

짜증스럽게 신경질을 부리거나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다른 엄마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우리 애들한테 특히 부주의한 우리 큰애를 누가 그렇게 본다면....

하~ 너무 속상할 듯하다....


오전엔 번역 테스트 샘플을 내고...

우리 집 재정 상태를 보면서...

어떻게든 집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부채상환을 돕기 위해

내가 얼만큼 벌어야 하는지 계산기 두드려보고...

이력서 다듬고...

포트폴리오 초안도 작성해 보고


일을 시작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공부한 게 억울하기도 해서 육아만 하기에

능력 너무 아까웠었지...

언제든지 원하면 다시 일을 해야지 했더랬다.

둘째가 2학년 2학기정도 되면?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괜찮은 줄만 알았던 우리 집 재정 상태 남편이 괜찮다고만 해서...

진짜 괜찮은 줄 알았다


나는 신세한탄만 했었지 절실함은 없던 것이었다.


이제 우울할 틈도 심적으로 바닥을 치는 일도 나에겐 사치인 듯하다.


라이딩 인생이 축복이었고

아이들을 내가 직접 케어할 수 있어서 감사한 일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내 우로보로스 모성 원형에서 벗어나 좀 더 성숙한 자아로 새로 태어나야 할 때가 왔다.

닥치면 엄마 없이도 잘하겠지...


정신 차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번역 플랫폼을 활용할 것을 맥주 한 캔을 홀짝이며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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