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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5시간전

팔도유람# 진도

백구야 네가 그렇게 먼 길을 찾아갔단 말이냐?

2~3시간 남짓의 운전거리만 다니다보니 꽤 갈만한 곳은 모두 가봐서, 지난 10월 징검다리 휴일이 많은 기간을 노려서 안가본 곳을 한번 가보자하여 '진도'를 다녀왔다. 뭐가 유명한지, 얼마나 먼지 모르고 그냥 언제나 처럼 '숙소'를 예약했다. 진도의 숙소는 크게 선택의 고민이 없다. 대부분 진도 쏠비치이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한반도의 끝쪽에서도 저 끝쪽인 진도를 다녀왔다


멀다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멀었다. 이제까지 간 거리중 가장 긴 여행이지 않았나 싶다. 이른 아침부터 운전을 해서 점심이 넘어서 도착하였다. 그렇게 도착한 진도는 섬이었다. 


진도

제주도, 거제도 다음으로 큰 우리나라 세번째 크기의 섬이다. 진도보다 유명한 진도개의 고향이고, 맥도날드가 광고하는 것 처럼 생각보다 우리가 먹는 대파중에 진도에서 생산되는 대파가 엄청나다. 나름 이런 저런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관광이 유명할 듯도 싶지만, 대중교통이 전무하고, 자차 운전도 너무 올래 걸리다니보니 큰 맘먹고 가야하는 곳인데, 큰 맘에 대비하면 그렇게 또 랜드마크라 불릴 만한 것이 없다. 밀물에 바다가 갈라지는 신비의 바닷길도 있는 듯 하고, 송가인의 고향이라 송가인 팬들이 또 오기도 하지만, 팽목항은 가슴아픈 세월호의 기억도 있도 함께 가지고 있기도 하다. 


10만도 넘었던 인구도 3만미만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어느 동네를 가던 인구수를 꼭 살펴본다. 이런 팔도기행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어디 살만한 동네인가를 보러가는 답사 목적도 있어서, 인프라나 인구도 꼭 살펴본다)


하지만 진도에는 쏠비치가 있다. 그렇게 쏠비치가 있는 진도를 갔다.


이순신 장군이 전장이었다던 진도대교를 건너자 길거리 나무나 색들이 남국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풍경은 아마 10년전에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할만큼 오래된 모습이 그대로 있었고, 그런 길들을 따라 크게 자리잡은 진도쏠비치로 들어갔다. 의도적인지 입구의 언덕을 오르면 큰 게이트 뒤로 갑자기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호라 10월치고는 더위가 꽤 있는 편이라, 이 더위가 가시기 전에 얼릉 체크인을 하고 여기저기 인터넷에서 많이본 진도 쏠비치의 인피니티풀로 아이들과 함께 간다. 


솔직히 생각보다는 애매한 사이즈?에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사진들은 참 반짝 반짝 빛나게 잘나온다. 풀의 색깔과 진도의 햇볓과 앞바다 색들이 모두 조화로우니 ..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닌가? 간단하게 컵라면도 먹을 수 있고, 따뜻한 온천탕도 있고 ..



오션뷰에서 본 진도는 숙소에서 그냥 멍하고 구경하기에도 충분히 좋았다. 숙소 전체를 아주 크게 꾸며놔서 밤에 이런 저런 조형물들이나 산책로를 따라서 산책하기도 좋다.



안타까운 것은 관광객 수가 점점 줄어들어서인지, 주변에 음식점을 찾기를 힘든데, 쏠비치 내부에도 식당이 그렇게 다채롭지는 않아서, 새로운 맛을 찾기는 좀 어렵다. 그래도 우연히, 정말 우연히 진도 해안을 드라이브하다가 찾은 음식점이 있는데, 여기 낙지비빔밥은 '이 먼거리를 다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맛있는 낙지비빔밥집을 찾기도 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대부분 손님들이 동네분들이나 뱃사람같은 분들이었는데, 이런곳은 보통 맛집이다. 다음에 진도를 간다면 아마 100% 다시 갈 음식점이다

왠만하면 음식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데, 이 가게가 지속되길 기대하는 마음에 ..


쏠비치에만 있던 것은 아니다

진도에 오면 대부분 본다는 왕실 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운림산방을 보고, 오는길에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물리쳤다는 명량해협에도 내려서 소용돌이 치는 바다도 보고, 그렇게 진도의 2박3일 여행을 마치고 올라온다.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니 마음이 즐겁다" 나도 그러고 싶다.


언젠 다시 가게될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시간의 여유가 있을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이라도 써야하지 하는 마음으로 길게 내려가서 바다 산책이나 하면서 설렁 설렁 걸어다니기에 참 좋은 동네이다. 



TIP#1

KTX타고 목포에서 렌트해서 가도 되지만, 시간이 그렇게 절약되지는 않는다. 기차역을 가고 기다리고, 렌트를 하고 하는 시간들이 또 얼추. 자율주행이 되면 갈만할지도


TIP#2

쏠비치는 가급적 오션뷰를 잡도록 합시다. 그냥 숙소에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봐도 나쁘지 않아서, 조금 더 비싸더라도 오션뷰를 잡도록 합시다. 


TIP#3

숨어있는 맛집들이 더 있을 수 있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로컬 식당들을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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