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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ine Sep 06. 2021

중국에서 석사를 하면서 어려운 점

아주 주관적인 제 경험이에요

OT가 드디어 끝났다. 그리고 9월 6일인 오늘 장정 3시간에 걸쳐 입학식도 진행되었다. 현장 등록을 하지 못해 아직 21학번 새내기라는 느낌은 없지만 온라인으로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해받았다. OT를 시작한 8월 25일부터 지금까지 동기,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느낀 점, 고민거리가 다양하게 생겼는데 이 감정과 고민을 제 때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이번 에피소드를 쓰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e_s6rgNPZ8


1. 지도 교수 선정

 학부 때도 교수님 연구실에서 일한 적이 없고, 딱 한 번 상해에서 상해 교통대학교 연구실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기간도 정해져 있었고, 교수님께서 요구하시는 게 명확하다 보니 어려움이 없었다. 교수 선정도 학교에서 알아서 해주었었어서 지금 상황이 무척 낯설다. 연구 분야나 관심 분야가 개략적으로 있긴 하지만, 어떤 교수님이 지도 교수님으로 좋은지 파악하는 눈썰미가 부족하다 보니 여러 고민에 갇혀있게 되는 것 같다. 


또, 평소 윗사람을 대하기가 어려워하는 성격인지라 교수님께 말을 걸거나 메일을 보낼 때도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런 걸 여쭤봐도 될지, 컨택을 싫어하시는 건 아닌지 나 혼자 앞서 나가서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formal 한 영문 이메일을 작성한 경험이 적다 보니 내 문장의 신경 쓰게 된다. 


 온라인으로 전해 듣는 이야기다 보니 연구실 프로세스나 리서치 방향에 대한 감을 잡기도 어렵고, 내 관심사와 맞다고 해도, 연구 스타일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른 교수님들도 계셔서 난관에 부딪힌 상태. 그래도 Google Scholar (https://scholar.google.com/) 통해서 교수님들의 최근 관심사, 논문 등을 팔로우 업 하는 중이다. 


2. Good questioner 가 되기 위한 고민 

한 교수님께서 오티 내내 계속 질문하라고 우리한테 말씀하셨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좋은 질문' 만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질문을 하는 게 쉽지 않다. 물론 교수님께서도 '좋은 질문'만 취급할 거라고 막 압박을 주시기도 했고, 대 침묵의 순간에 자기소개를 하지 않고 질문을 시작한 친구의 태도를 지적하시면서 혼내셔서 더 겁을 먹은 것도 있지만, 저널리즘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만큼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태도에 익숙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대학 강의 중 질문을 하는 문화 자체가 많이 활발하지 않고, 나도 거기에 익숙하다 보니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궁금한 모든 것들을 얘기해도 되나 싶고, 문화권이 너무 다양하다 보니까 내 발언이 혹시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나 걱정하고 그렇다. 


3. 단톡방 

 동기 단톡방을 보면 굉장히 활발하다. 다들 enfp인 거 같다. 오티 듣는 중에도 자기들끼리 chat을 남기기도 하고, 얼굴 한 번 대면으로 본 적이 없는데 서로 활발하게 말을 건넨다. 한국에서는 단톡방이 공지의 용도지 막 학생들 간 대화를 많이 하진 않는 편인데 너무 신기했다. 최근엔 나도 친구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답글을 달면서 참여하고 있는데 자꾸 내 발언의 톤 앤 매너를 검열하게 되니까 멈칫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다. 


4. 나태해지지 않는 태도, under dog 정신 유지하기

한 교수님께서 정말 곡을 찌르는 말을 해주셨다. 어차피 우리 학교 졸업생들 취업은 다 문제없이 된다고.. 그런데 여기서 근면 성실한 사람이 되어야 석사 생활을 잘 마무리한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아무도 우리의 석사 성적을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물어봤자 학부 평점 정도 물어볼 거라며 이미 대학교 브랜드 네임을 가지고 간 이상 어떤 취업 시장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조건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걸 악용하고, 학위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태도를 지양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더 좋은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는 더 절박해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치 이상을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지금 결심이 2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초심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외에서 하는 석사이기 때문에 한국에 있을 때보다 쉽게 지쳐 under dog 정신을 더 빨리 포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경계하면서 나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 


5. 내 이미지 

최근에 내 이미지에 대해 곰곰하게 생각해보았다. 일을 하다가 오는 학생들도 많고, 가족이 있는 동기도 있는 만큼 각양각색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학부 끝나고 바로 석사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과 달리 정말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요즈음 멋진 동기들에 비해 난 아직도 갓 대학을 졸업한 티를 못 벗어난 "애"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식이 부족하다기 보단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자체가 뭔가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느낌이다. 


6. 익숙하지 않은 줌 

주목 공포증이 생겼다. 줌 할 때 나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괜히 떨린다. 한국이라면 대면 수업도 있겠지만, 지금 다들 중국으로 오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전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줌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왠지 줌 화면에 비치는 나의 모습, 이미지를 생각하게 된다. 말은 잘하고 있나, 시선 처리는 어떤가, 너무 멍청하게 나오진 않나. 이런 것들을 자꾸 떠올리다 보니까 선뜻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코로나가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상황에선 줌과 더 친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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