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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린 Oct 08. 2021

중국 대학원 생활은 어때?

짤막한 소감을 기록해봅니다

벌써 학기가 4주 차에 접어들었다. 4주 차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번 회차에선 간략하게 소감을 남겨보려고 한다. 현재 나는 10월 1일 자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도착한 상황이고, 격리 중이다. 앞으로 2주 정도 더 격리 호텔에 갇혀있어야 하는데 여유로울 때마다 느낀 점들을 짤막하게 공유하려고 한다. 


1. 코로나인데 수업은? 

  현재 GBJ의 수업 방식은 비대면+대면 혼합 방식이다. 미국인 교수님들의 경우 중국으로 들어오실 수 없어서 줌으로 수업을 진행하시고, 학교에 있는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나처럼 국제 유학생들은 줌으로 참여를 하고 있다. 중국인 교수님의 수업의 경우 대부분 현장 강의인데 우리 GBJ 학생들만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중국은 zoom 이 차단되어 있어 vpn을 사용해서 접속해야 하기 때문에 Voov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플랫폼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최대한 온라인 학생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해주시기 때문에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는 중이다. 

현장에서 온라인 학생들을 보는 친구들 / 그리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 나

2. 연휴에도 열일하는 과사무실

 개강한 지 일주일 만에 중추절 휴가를 받은 나. 출국 직전의 추석 휴가였기 때문에 코로나도 무섭고 과제도 많고 해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여유롭게 집 앞 카페에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데, 갑자기 과사무실에서 유학생 담당 조교님께 연락을 받았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휴일에 오전에.. 전화를..? 급한 일인 것 같아 받았더니 그냥 지도교수님 선정 결과를 알려주시는 전화였다. 그리고는 과제를 던져주셨는데 추석 연휴를 보내는 브이로그를 제작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연휴에 일을 하고 싶진 않아서 최대한 돌려서 선생님께 거절 의사를 표했으나 간곡하게 부탁하셔서 결국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충격. 부탁하신 내용에 좀 수정 사항이 생겼는데 밤 12시 반에 또 연락이 오셨다.. 그리곤 다음 날 아침까지 영상 편집을 맡기셨는데, 덕분에 추석 당일 새벽에 밤을 새우고 친가에 방문하게 되었다. 


3. 한국인 좋아~ 

방탄소년단과 많은 케이팝 아이돌. 한류 스타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강점이 소프트 파워! 문화 강국! 인 만큼 정말 많은 학생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고, 사실 한국어도 잘한다. 나보다 잘할지도 모른다. 온라인으로 간략하게 소개를 했을 뿐인데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뿌듯해졌다. 

한국, 한국어에 관심 많은 친구들


4. 학교 포털

이제는 완벽히 적응한 학교 포털. 학교 밖에서 접속할 때는 vpn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 학교에서는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했는데, 무슨 사내 망처럼 vpn 접속이 필수다. 

그리고 이렇게 과제 제출이나 자료를 올려주는 것들도 한국 학교와 비슷하다. 


5. 동기들

정말 다양한 국적과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다. 벌써 석사만 세 번째인 사람도 있고, 연령대도 4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아직 다 만나본 건 아니지만 내 나이 또래가 제일 많은 것 같다. 모두 well-educated의 끝판왕들이고, 기본 4개 국어를 한다. 물론 나는 아니지만 중국어, 영어, 모국어 + 알파로 최소 4가지 언어는 유창하게 소화해낸다. 처음엔 살아온 환경, 언어, 실력, 경험 등이 너무 뛰어난 친구들 속에서 내가 왜 뽑혔을까? 난 이 친구들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힘들었는데, 이제는 내가 뽑힌덴 이유가 있고, 내 장점을 조금 더 찾자는 다짐을 하고 있다. 


6. 팀 프로젝트

팀 프로젝트가 없는 과목이 없다. 모든 과목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프로젝트도 엄청 많다. 주로 일주일마다 모든 과목에서 팀 프로젝트 과제를 주고, 그다음 주에 바로 발표를 해야 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어서 걱정 없이 즐겁게 하고 있다. 


7. 글로벌 ~ 글로벌 

정말 지구촌 한 장면 속에 있는 듯하다. 우크라이나 친구들도 볼 수 있고, 레바논에 사는 친구도 있고, 짐바브웨까지 너무 다양하다. 최근 받은 과제가 자신의 모국어가 영문 기사 작성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을 주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각 나라만의 고충을 들으니 너무 재밌었다. 지금 유럽은 여행이 자유로운 편이라서 폴란드에 있는 친구와 우크라이나에 사는 친구가 서로 암스테르담에서 만난다던지 그런 일화를 들을 때면 아 정말 나 multi culture 사회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땐 그렇게까지 유학생을 쉽게 만날 수 있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는 1초에 1번꼴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이젠 서로의 시차를 물어보는 게 습관이 되어 버린.. 


8. 언어, 언어, 언어 

사실 GBJ 수업의 경우 TSJC, 즉 중문과 정의 신문 방송학과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이 친구들은 거의 다 중국인이다. CCTV 기자부터 웨이보에 다는 친구들까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고, 서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수업의 공식적인 언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영어로 소통을 하는데 유창하지 않아도 발표를 하려고 하고, 매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정말 자극이 되는 부분. GBJ는 영문 코스라서 중국어는 불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은데 사실상 필요한 것 같다. 15명 중에 중국어 초심자는 한 명뿐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중급 이상으로 중국어를 할 줄 알고, 3-4년 이상 산 친구들도 많다. 실제로 경제 수업에서는 중국인 교수님께서 영어가 막힐 때 폭풍 중국어를 쓰시기 때문에 기본적인 소통은 할 수 있어야 한다. 

9. 내가 100을 하면, 1000을 해오는 친구들 

첫 과제 점수를 받고, 96점이길래 대체 어디서 4점이 까였을까 고민에 빠졌다. 그리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우수 과제들을 소개해주셨는데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100을 했을 때 1000을 해오는 친구들. 학부 때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단순히 웹 사이트의 정보 전달에 관한 과제인데도 정성스레 PPT를 준비해오고, 하는 모습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10. 공부 또 공부 

돌아서면 공부, 돌아서면 공부가 현실이다. 고3 때 하도 펜을 쥐어서 손에 굳은살이 박였는데, 다시 박히고 있다. 과제나 논문 정독 때문에 공강도 만들어버렸다. 지금 자가격리가 최고인 게 앉아서 가둬놓고 과제만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ㅎㅎ 잘 버티고 자가격리가 끝날 때면, 좀 여유로워지고 학교 생활에 적응해서 빨리 끝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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