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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인 Jul 22. 2018

2018년 07월 22일 일요일 오전 03시 11분

한 계단씩 올라가는 일

꿈이 있었다

처음 창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말 큰 꿈이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을 떠올리기만해도 너무나도 설레이고 그걸 이룬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곤 했다. 그걸 생각하고 떠올리기만 해도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걸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매순간마다 회고하였더라면 아마 때마다 적절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루지 못한 이유들. 기업가로서 올바르게 살아가야 하겠다는 생각보다도 기업가가 되는 길이 너무나도 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였을까. 자꾸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again', 'restart'라는 단어는 이제 나에겐 지겨운 게 됐다.


사업을 하려면 경영을 해야 하는데 나는 나조차 관리하지 못했다. 그리고 항상 스스로에게 너무나 관대했고 단 한 번도 만족할 만한 보상을 주지 않고서는 항상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언젠가부터 나는 나에게 지쳐있었다. 회복이라는 개념을 여기엔 적용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나는 나에게

주고 싶은 것이 하나 없었다. 최고가 되지 못함을 늘 채찍질했다. 어느 순간 일어설 힘조차 사라졌을 때 나는 깨달았다. 나와 내가 이미 멀어진 것을. 그리고 이 결말은 결코 아름답지 못할 것을.


나는 '이룸(Achievement)'에 중독됐었다. 게임을 좋아하던 시절에는 원하던 결말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꼭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그걸 다시 달성해내는 맛에 끊을 수가 없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을 때도 갈망하던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 번 도달하니 그것 또한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업을 하며 그걸 많이도 참아온 것 같다. 대를 위해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금단현상이라도 일어난 걸까. 내게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으려고 여러 방법들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다. 국가에서 주는 상조차 어느 순간부터 전혀 성취로 느껴지지 않았다.


내 판단은 그렇다. 사업을 한 이후 내가 스스로 만족하고 인정할 만한 성과가 없었다. 항상 큰 목표만 좇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서 또 다시 큰 목표를 세웠다. 참혹한 결과 앞에 나는 부끄러워 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나를 위한 최선이라 생각했다. 근데 그건 틀렸다.


아무것도 주지 않을 거면서 또 도전하라고 나를 다독이고 달래는 건 이젠 그저 폭력일 뿐이다. 내가 나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한 걸음씩 나아가며 성장한 발자취를 내가 돌아보고 느끼고 맛볼 순간을 주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성장이라면 그걸 자주, 많이 줄 수 있도록 나를 배려해야 한다. 그럼 다시 이 도전이 행복할 수 있어지고 나는 나에게 더이상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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