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와 탄자니아를 잇다.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 잠비아발 탄자니아행 타자라(Tazara) 기차를 타고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타자라 기차는 잠비아 뉴 카피리 음포시(New kapir mposhi)에서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을 잇는 단선 길이 1860km의 동아프리카 철도이다. 남아공에 중심 됐던 경제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중국의 자금지원으로 70년대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화요일- Express, 금요일 -Ordinary
화요일, 금요일 두 차례 운영되고 있으며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타자라의 엔진 소리 그리고 그 속도로부터 70년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타자라 기차를 죽음의 기차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지만, 3등석 이하의 좌석을 제외하고는 나름 안락하게 여행할 수 있다.
타자라 기차 1등석과 2등석은 누워서 이동 가능토록 객실이 구성돼 있다. 1등석과 2등석의 차이는 한 객실을 4명과 6명이 공유한다는 것 이외에 크게 다를 것이 없다. 3등석 이하의 좌석은 일반 버스와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있어 2박 3일의 여정이 정말 힘들 것이라는 게 가늠이 된다.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 아프리카의 드넓은 대지와 풍요로운 자연을 벗 삼아 달리는 타자라 기차의 여정이 시작된다.
얼마 가지 않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기차가 멈춰 선다. 타자라 기차와 추돌한 것인지 아니면 기차를 피하려다 사고가 난 것인지 운전자가 피를 보고 만다. 괜찮은 걸까?
타자라 기차 안,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고 식사 또한 가능하다. 식사는 때가 되면 객실로 주문을 받으러 오기도, 가져다 주기도 하기에 편안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타자라 기차에서 맛볼 수 있는 치킨 & 라이스와 피쉬 & 라이스.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2박 3일이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탑승하기 전 식량을 구비하여 기차에 오르는 것이 좋다.
길다면 긴 여정 동안 즐거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준비해온 드라마를 본다던가,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잔다던가. 기차를 구경하는 아이들과의 만남,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탑승객들과의 대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광활한 풍경의 연속. 창밖 넘어 경치 구경 또한 기차 여행의 묘미.
타자라 기차를 목 빠지게 기다렸을 귀여운 삼총사. 마음 가득한 기다림은 언제나 설레는 일.
가끔씩 야생동물이 출현하기도 한다. 아주 잘 봐야 보이는 그의 정체는 얼룩말
잠비아와 탄자니아 국경 사이에 기차가 도달했을 때 비자 발급을 위해 이미그레이션 직원이 직접 객실까지 찾아온다. 그저 필요한 건 비자 비용 그리고 여권.
창 너머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 어쩐지 정겨운 풍경이다.
2박 3일에 걸쳐 다르에스 살람에 도착했다. 2016년에는 늦은 저녁에, 2011년에는 이른 아침에. 이 정도면 얼마나 무작위로 도착하는 기차인지 알 수 있다. 도착의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기차의 매력일지 모르겠다. 도착할 때까지 도착한 게 아니라는 말을 마음속에 새기면 스트레스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