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질병의 세계화

코로나바이러스: 국경을 넘다

바이러스 재앙의 시작인가 

최근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들이 창궐하고 있다. 사스, AI(조류독감)을 비롯해 최근 AI의 변형인 신종플루까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들이 쓰러지고 있다. 사스와 ,AI는 한국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신종플루는 한국의 위대한 김치와 마늘로도 저항성이 만들어지지 않고 수백명의 감염자와 사명자를 낳고 있다.

신종플루는 올해 북중미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또는 멕시코 일대에서 창궐된 이 질병은 돼지인플루엔자와 AI가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 질병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돼지를 뜻하는 스완(Swane) 인플루엔자로 불리었으나 미국과 유럽의 양돈업자들의 거센 반발로 신종플루라고 명명됐다.

신종플루가 초기 발견됐을 때 전문가들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즉각 금지시켜야 한다고 했으나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피하기 위해 생돈 수입만 금지시켰다. 물론 바이러스는 70도 이상 가열하게 되면 죽기 때문에 익힌 돼지고기를 먹으면 감염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은 멕시코에서 발생했다며 멕시코인플루엔자로 이름지으려 했으나 멕시코와의 분쟁으로 인해 신종플루라는 그 기원도 알 수없는 새로운 병명이 발생했다. 물론 조류독감도 AI로 불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이것이 멕시코에서 먼저 시작됐는지 미국에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다.

북중미 지역에서 발생한 독감이 전세계적으로 번져나가는 것, 과히 질병의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다. 인구 천만명이 모여 사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질병이 유행하고 있다. 신종플루는 초기 외국 여행 또는 최근에 외국에서 입국한 외국인이 주로 걸렸지만 국내에만 거주했던 사람들도 질병에 걸리기 시작해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무역의 자유화 - 질병의 세계화

2차 세계대전 이후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 체결되면서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무역자유화가 시작됐다. UR(우루과이 라운드)이후 WTO로 이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농산물은 국경없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관세철폐(수입개방)은 공산품을 팔기 위함보다는 유럽과 미국의 잉여농산물을 팔기 위한 전략 중의 하나로 WTO 이후 농산물 교역은 급증했다.

질병의 세계화의 시작은 매독이다. 매독의 유래설 중 하나가 콜롬부스가 아메리카로부터 유입했다는 설이 있다. 황금을 찾아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새로운 질병들을 만나게 됐다. 매독과 함께 중세 유럽을 죽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흑사병도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유입됐다. 흑사병은 몽고가 원나라를 세우며 유럽을 침공하는 과정에서 몽고군들이 유럽의 성을 공격하면서 흑사병에 걸린 시체들을 성안으로 집어던져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기록도 있다.

지역에서는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병, 풍토병이 어느 순간부터 세계적인 질병으로 확산되고 있다. 19세기 유럽에서 유입된 홍역으로 하와이 원주민 20% 이상이 죽는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19세기 중반에는 마오리족이 두창, 홍역 등으로 인구가 급감했다.

서로 다른 기후와 지역적 특성으로 만들어진 면역체계들이 무역의 자유화라는 이름으로 한쪽에서는 농민과 노동빈곤층을 약탈하는 사이 한 쪽에서는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질병의 역사를 보면 유럽의 풍토병이 대항해 시대를 통해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의 많은 원주민을 죽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질병의 세계화에 정점을 찍은 것이 바이러스와 변형프리온이다. 변형프리온은 육골사료를 먹은 소들에게 발생한 병으로 광우병의 원인이다. 광우병은 전염력이 높지는 않아 단순하게 예방할 수 있다. 쇠고기만을 먹지 않으면 되지만 무역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미국의 축산업자와 한국의 신자유주의자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전국민을 광우병 공포에 떨게 했다.

광우병이 무서운 이유 중에 하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사실이다. 즉 동물과 인간이 동시에 걸리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소 부루셀라병, 구제역, AI 등 모두 동물과 인간이 감염되는 병이다. 이런 병들은 모두 농축산물의 수입으로 시작된다. 신종픞루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는 사실 AI 치료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