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는 수학 회사?!
2008년이었다. 눈 내리는 파리를 여행하던 트레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 30분 동안이나 추운 곳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스마트폰으로 버튼 한 번 눌러서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고, 이를 실현한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를 2009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했다.
택시 잡기 힘들기는 어느 나라든지 마찬가지. 우버는 전 세계 이용자들의 열광을 등에 업고 2018년 기준 72개 국가 40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한다. 우버는 부수입이 필요한 차량 소유자와 편리하게 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승객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얻는다. 자신의 차량이 있는 사람은 필요 서류를 갖춰 우버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우버 기사가 될 수 있다.
우버를 이용하고자 하는 승객은 우버앱을 켜면 현재 위치가 GPS로 잡힌다. 가고자 하는 위치를 입력하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운전기사와 매칭이 된다. 차량을 최적으로 배차하는 우버의 알고리즘은 우버의 경쟁력 중의 하나이다. 우버의 전 대표인 트레비스 칼라닉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버는 수학 회사에 가깝다고 했다.
사실 우버는 수학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핵 물리학자, 데이터 과학자, 통계학자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우리의 목표는 5분 안에 배차하는 것입니다. 교통 체증이 극심한 대도시에서 5분 배차는 어려운 도전입니다. 실시간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하는 알고리즘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편리함을 무기로 우버가 급속도로 성장하자 전 세계에서 다양한 형태의 우버 카피캣(Copycat, 잘 나가는 제품을 모방해 만든 제품)이 등장해 공유 교통 시장을 확대한다. 우버를 뒤따르는 2인자는 디디추싱이다. 디디추싱은 중국 시장을 독점하는 회사로 2016년 8월에는 우버차이나를 합병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하다. 디디추싱은 차량 공유에 관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택시 호출, 차량 공유 서비스, 카풀 서비스, 대리운전 서비스, 버스 대여 서비스, 렌터카 서비스, 기업용 차량 호출 서비스 등 자동차로 이동이 필요할 때 거의 모든 솔루션을 제공한다.
표. 세계 주요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역시 우버와 마찬가지로 중국 전역의 택시와 고급 차량 운행으로 쌓은 교통 빅데이터를 분석해 차량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한다. 최단 시간 배차, 최단 거리 주행을 위해 교통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7천 명의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개발자 또는 데이터 분석가이다.
자전거 공유 시장이 열리다
교통 공유 시장은 자동차에서 자전거로 확산됐다. 자전거 공유의 최강국은 중국이다.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 문제가 극심해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 도로에는 노란색 자전거와 주황색 자전거가 빼곡한데, 노란색은 오포가 공유하는 자전거, 주황색은 모바이크가 공유하는 자전거이다. 이 두 회사가 중국 자전거 공유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자전거 공유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오포는 2018년 기준으로 21개국 250여 개 도시에서 1000만 대의 자전거를 공유한다. 하루 평균 이용 횟수가 3200만 건에 이른다. 오포보다 자전거 품질이 좋고 가격이 더 비싼 모바이크 서비스는 2015년에 중국 도심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200여 개 도시에서 850만 대의 공유 자전거를 운영한다.
자전거 공유 시장이 빠르게 큰 것은 이용이 매우 간편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전거를 빌리는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다. 아무 데서나 타서 아무 데서나 내리면 된다. 먼저 앱으로 내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세워진 자전거를 찾을 수 있다. 자전거에 부착된 QR를 스캔해 잠금장치를 풀면 된다. 자전거를 실컷 타고나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자전거 잠금장치를 잠그고 적당한 곳에 세워두면 된다.
자전거에는 GPS와 블루투스 장치가 있어서 자전거 공유 회사들은 이용자들의 이동 경로와 거리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들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어느 지역에 수요가 많은지를 판단해 운영 전략을 세운다. 그뿐만 아니라 각 지방 정부가 도시 재계획에 사용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
출처:
조선일보, 성공할 때까지 계속 실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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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 모바이크 - Moving IoT를 꿈꾸는 자전거 공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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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원 joan0823@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