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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KA EXPO/생명의 증거] 4월 15일의 질문

오사카 엑스포 시그니처 파빌리온 ‘생명의 증거’의 184일간의 문답

by 워홀러 류 씨

요즘, 당신은 어떤 색인가요?

最近、あなたは何色ですか?


나는 내가 밝은 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를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나 올리브색쯤 될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되고 싶어 동경하고 좋아하는 색은 짙은 바다 색과 같은 남색이었다.


지난 8월에 2년 4개월 동안의 오사카 난바 근무를 마치고 교토 지점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교토 시내에서 난바까지 이동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마지막이니 여러 학생들에게서 선물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했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원을 떠날 때 과자, 디저트 등의 음식과 향수 등의 선물을 받는 것을 봐 왔다. 학생 수가 적은 것도 아니었고, 적지 않게 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다.

신기했던 것은 나는 다른 선생님들은 잘 받지 않는 선물을 꽤 여러 명에게서 받았다. 바로 ’꽃‘이었다. 일본 사람들은 연인들끼리 꽃을 주고받는 문화도 없어서 조금 의아했다. 생각해 보니 이런 일본과 한국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나는 꽃을 받는 걸 좋아한다.”고 공언해 오기도 했고, 최근에는 집에서 바질을 키우고 있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처음이라는 이야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꽃다발을 여러 명에게서 받았다.

재미있는 부분은 모두가 내게 “해바리가”를 줬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나 또 해바라기 받았는데, 왜 다들 해바라기로 선택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계절의 영향도 있겠지만, “선생님의 이미지와 잘 맞아서요.”라더라. 밝고 건강한 이미지가 노란 해바라기와 잘 어울린다고. 처음 알았다, 타인이 보는 나는 밝은 색의 사람이라는 걸. 살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방향인데 말이다. 좋게 봐주셔서 고마울 뿐이었다.

그렇게 오사카 난바에서 교토까지 고이 모셔 온 꽃다발들은 며칠 동안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다가, 비가 오기 시작해서 방 안에서 빨래 건조대에 매달고 밑에 제습기를 틀어 전체적으로 말린 후 현재는 꽤 큰 유리병에 넣어 두었다. 좀 더 예쁘게 꾸밀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 같지만 그런 쪽으로는 센스도 재주도 전혀 없다.


짙은 바다색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색이지만, 앞으로도 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노란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고 싶다.


‘생명의 증거‘ 파빌리온의 복도. 교토 후쿠치야마의 폐교를 파빌리온으로 사용했다. 기둥도, 문도 모두 폐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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