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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cial scope Dec 24. 2020

[기획자의 책읽기]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내 시간을 장악한다는 것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표지가 반짝거린다.

내 시간을 장악한다는 것.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유튜버가 책을 냈다.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한국 대기업에서 법률 일을 하고 있는 <김유진 미국변호사> (http://asq.kr/0aTfHrAnsJ5oJG)


한창 회사를 열심히 다닐때 7시 기상도 버거운 내게,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영상이 시작이었다. '이게 뭐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직장인이?' 호기심에 클릭했다.



새벽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새벽시간을 활용해 공부, 독서, 운동, 유튜브 편집, 영화제 출품 등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달성해나가는 사람이다. 시간을 워낙 밀도 있게 쓰고, 특히나 내가 못하는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에 종종 내 일상이 핸들링이 안될 때 꺼내보던 유튜버였다. (퇴근하려 짐싸다가 동료 술자리에 합류하는, 공부 좀 하려다가 엄마아빠 야식 대열에 합류하는게 나다)


어느새, 그 유튜버가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엮어 책을 낸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더 주도적인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타국에서 생활하며 몸소 익힌 도전정신과 계획성.

그리고 그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여러 번 달성해본 경험과, 그것을 원동력 삼아 또다시 도전하는 사이클.


그렇게 외지에서 계속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는데 익숙했던 그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국에 돌아온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자격증을 별도로 취득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조지아주와 뉴욕주 2개 지역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계획한 목표를 달성한 후의 허무함일지, 혹은 누구나 그렇듯 직장인이 되면서 현타가 오는 것처럼 입사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어느 날 모든 게 무기력해졌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4시에 기상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오로지 자기 자신한테만 집중하는 경험을 한 후 지금의 새벽 기상이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 이 책의 부제이다


사실 책의 제목과 '모닝 루틴'이 적혀있는 책의 띠지만 보면 새벽 기상을 권유하는 책 같지만 주제는 부제에 더 가깝다. 그리고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매일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사느냐'에 대한 이야기이다.


각자가 매일의 시간 속 에너지를 가장 잘 발휘하는 때를 찾고,
계획을 세우고, 자신을 중심으로, 하루를 주도할 것.
=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이게 이 책의 주제이다.


이건, 회사 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나는 이 중요함을 3년 차에 깨달았다. 이제 막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팀과 회사에서의 나의 역할에 대해 정의 내리고 있던 시점이었고 여전히 야근은 많이 하던 상태였다.

해야 할 일의 물리적인 양뿐만 아니라, 일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된 시점.

"상급자가 되면 소수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매일 수천 개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피곤하거나 짜증이 나면 판단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에서 재인용


반복적인 일에서 벗어나, 판단을 해야 하는 일이 추가되면서 고민과 결정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는 이전보다 배의 정신, 육체적 에너지를 요구됐다.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아껴서 필요한 때 쓸 수 있을지 고민이 시작됐다.


그때 세운 몇 가지 원칙을 보자면 이렇다.

1. 6시 전에 일을 끝낼 수 있도록 업무계획을 짜고

2. 일이 밀려서 컨트롤이 안될 때는 하루 날을 잡아 야근을 몰아하고

3. 정말 집중해야 할 때는 회사에 아무도 없을 시간에 도착하여 그 일을 먼저 처리한다.

4. 그리고 아무리 잡고 있어도 안 될 때는 퇴각 후 푹 잔다.

5. '바빠 죽겠다' '할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지 않기. 은근 습관 되더라


매일의 체크리스트를 적고, 크로스아웃 하는 것도 이때쯤 익힌 것 같다. 매일 퇴근 직전 오늘 해야 했던 일을 점검하고 완수한 일을 지우는 행위는 나에게 작은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자연스레 불필요한 야근도 줄게 되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는 매년 전 조직원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시행한다. 매년 나오던 불만 아닌 불만은 워라밸에 대한 것이었다. 매년 "일이 너무 많아서, 클라이언트가 별로라, 컨트롤할 수가 없어서 나만 야근한다. 휴가를 가지 못한다"는 의견이 접수되었다. 글쎄...(필자의 회사는 출퇴근이 유연했으며 연차 사용 에도 매우 자유로운 곳이었다. 당연 야근을 지양하는 문화였고)  


그러나 이 와중에도 광고주가 아무리 별로라도, 일이 많은 상황에서도 정시 퇴근을 하는 날이 더 많으며 휴가를 꼬박꼬박 소진하는 직원들도 있다. 회사가 이미 출퇴근과 연가 사용에 유연함에도, 워라밸의 균형이 깨진 구성원이 있다면 이제 그 차이는 시관관리의 중요성 부재 그리고, 업무의 주도성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을 할 때 스스로 업무 스케줄링을 못할 경우, 업무의 주도성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다. 자신의 업무 흐름과 야근 여부를 흐르는 시간에 맡겨 버리는 것이다. 그게 퇴근 후의 나의 생활에도 영향을 주는건 불 보듯 뻔하겠지. 나도 아마 혼자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후배 팀원이 스스로 업무 스케줄링을 할 기회를 박탈했을 것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루틴'과 '리추얼'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외부로부터 나를 통제시킬 수 있는 것들이 사라지면서, 하루의 고정된 일들을 통해 내 생활을

통제하고 있다는 의식을 계속 심어주기 위해서일 것 이다.


하루의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그로인한 성취감을 얻는 것.

하루를 보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직접 주도하고 통제하는 삶을 가져야만 원하는 스케줄을 가질 수 있다                               
-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中 195p


우리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쓰기도 하고, 벌기도 한다. 어떤 동사를 붙일지는 각자의 선택이겠지.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_김유진]

 * 같이 읽을 책 : [뉴 필로소퍼] 6호. "당신의 시간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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