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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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외국어는 물론 영어였다. 그때 어머니께서 몇 질이나 사주신 원서를 다 읽었다면 참 좋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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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외국어는 일본어였다. 어머니께 그냥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일층의 할아버지께 나를 데려다주셨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외웠고 고레와 이스데스 (이거슨 의자다) 정도까지 즐거웠는데 글밥이 늘어남+한자의 본격적 등장+동사 변형에 따라 할아버지께서 새로운 교재를 가져오셨고 무려 세로 쓰기로 되어있는 책이었다.
열심히 하고 싶었지만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면서 그만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몇 백 미터 떨어진 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예의 바르게 잘 인사드리고 왔길 바란다 초등생 나여.
_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이 땅에는 안 계시겠지만 아드님이 운영하시는 조명가게를 지날 때마다 할아버지를 추억해요. 정갈하던 할아버지 방, 먼지 한 톨 없던 책상과 낡았지만 반들하게 길이 들어있던 의자, 낡은 단행본 크기의 일본어 책. 드러나게 마음을 표현하진 않으셨지만 조용히 지켜봐 주시고 인자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셨던 그 고요한 다정함을 저는 기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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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외국어는 중국어였다. 하.. 나는 정말 왜 그랬을까? 어릴 때 좀 읽어뒀던 책 덕분에 언어영역을 꽤 좋아했고 잘하던 편이었는데 아니 그게 외국어 학습과 그렇게 막 연관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왜 아무도 얘기 안 해줌.. 성조의 다이나믹함은 소리에 예민하던 내게 소음처럼 들려왔고, 무엇보다도 문화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나라 언어를 배울 수가 없다는 것 나 같은 호불호불호 인간에게 아무도 알랴주지 않았슴.. 그렇게 3년을 중국어를 피해 가며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아주 오랜 뒤 복학해서 셀프빌딩업장을 셀프소멸하였다.
_하지만 중국 시 수업은 참으로 즐거웠다. 소리가 어찌나 아름답게 들리는지. 시는 참말 노래였던 것이다.
_다시 학습했던 중국어는 훨씬 덜 괴롭고 때로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그것은 왜였을까? 아마 열심히 했기 때문일 것.. 잘하면 재미있는 것이다 나여.. 대학생 나에게 알려주고 싶어 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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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외국어는 프랑스어였고 프랑스어이다. 그리고 나는 왜 그러는 걸까? 대학교 때도 미쳤나봐정말 프랑스어를 교양으로 듣고 아주 오랜 뒤 복학해서도 또 듣고 그리고 지금도 또 어느 수업을 듣고 앉았다. 나는 정말 왜 그러는 걸까? 일을 쉬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일을 쉰다고 공부를 선택하지는 않을 거란 걸 아니까 또 이렇게 저지른 건데 정말 내가 저지른 사랑 외국어 학습에 대한 집착.. 질척질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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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절대량! 절대 연습량! 학습량! 물리적 시간! 집중! 집중! 이런 거 철저히 모자랄 것을 알면서 나는 또 왜 프랑스어 학습을 선택했을까? 나는 언제까지 이국의 언어를 그리워하다, 이국의 언어를 만지는 시간에는 그 두터운 벽을 더듬으며 괴로워하다 또 멀어지는 일을 반복할 것인가? 그러고 보니 악기도 그렇군 피아노를 그리다 장구를 그리워하다 가야금을 멀리하다 기타를 동경하다 거문고를 꿈꾸는 나날. 그러고 보면 삶이 이런 건가 그립고 그리다 허공에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꽹과리.. 뭐 그러다 가는 건가?
하 잘 모르겠고 신세 한탄 다했으니 오늘의 학습이나 마무리하고 잔다. 그러다 가든 말든 모르겠다 오늘 할 일이나 하고 시원하게 잔다. à quoi ça sert? 어따 써요? 라는 뜻이다.
듣다 보면 마음이 몹시 촉촉해져서 하마터면 내 청춘 빠리에 두고 온 줄
아니 그리고 발음이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안배웁니꽈!
<L'amour, les baguettes, Paris.> 스텔라 장.
#단정한100일의반복
#프랑스어
#어디에씁니까
#크로와상사먹을때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