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 주리(김혜준)는 아빠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것을 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윤아(박세진) 역시 이 사실을 알며, 엄마 미희(김소진)가 홀몸이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주리는 엄마 영주(염정아)가 상처 받을 것을 염려하여 알지 못하길 바라지만 윤아의 기습으로 인해 영주 역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다.
누가 그랬나,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이 영화의 네 여자는 강하기도, 동시에 약하기도 하다.
남편의 외도를 알지만 주리와 자신을 지켜내려는 영주는 남편을 매몰차게 외면할 수 있지만 가정 있는 남자의 아이를 낳아 환대받지 못하는 미희를 안쓰럽게 여겨 차마 외면하지 못한다.
미희는 대원(김윤석)을 사랑한다. 아니 사랑한다고 믿고 있다. 대원이 미희를 외면하더라도 미희는 사랑의 결실이라도 된 마냥 뱃속의 아이를 포기하지 못한다.
두 학생은 어떤가. 주리와 윤아는 동생이자 이복동생인 미숙아로 태어난 남자아이를 지키고자 한다. 서로 엮여서는 안 될, 엮이지 말아야 했던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끌려 서로를 다독이며 미숙아를 지키고자 한다.
대원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그는 무책임하다. 도망치듯 떠난 도처에서 그는 천벌이라도 되는 마냥 현지 주민들에 의해 온갖 수모를 겪는다.
이 영화는 드라마이자, 성장 영화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을 겪으며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 받고, 서로를 위로한다.
배역들의 촘촘한 서사를 보아하면 배우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김윤석의 애정이 느껴졌다.
각자의 사정을 지닌 배우들은 저마다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이해할 수 없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들은 채 성년이 되지 못한 어른들과 아직 성년에 이르지 못한 미성년자들의 '관계'에 대해 얘기한다.
성인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의 성인은 자라서 어른이 된사람, 대체로 만 19세 이상의 남녀를 일컫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어른이란 무엇인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이 영화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책임 지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이다.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성년이 된 이들에게 바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