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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Oct 22. 2023

과학을 잊게 하는 예술

한참 동안 일몰을 봤다. 혹시 구름에 가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다행이다. 빨간 점은 마지막까지 바다 위에 남아있었다.



해가 뜨고 진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해는 가만히 있고 지구가 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가 뜨고 진다고 한다. 일출과 일몰이라고 부른다.


붉은 노을과 파란 하늘은 빛의 산란 때문이라고 한다. 하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르지만 아름답다. 빨갛다가 파랗게 되는 게 재미있다. 오늘 노을은 핑크빛이었다.  


지구의 자전과 빛의 산란은 과학이다. 일출과 일몰 그리고 노을은 예술이다. 예술은 종종 과학을 잊게 한다. 소리는 매질을 울리는 진동이라고 하지만 음악은 영혼을 울리는 그 무언가이다.


무언가를 과학으로 설명하는 건 재미있지만 예술로 감상하는 건 편안하다. 과학은 달리기고 예술은 걷기다. 숨을 고를 수 있다. 뒤를 돌아볼 수 있다.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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