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제조사 광고 마지막 3초에 보여지는 인텔 광고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당시 획기적인 광고 전략으로 주목 받았으며 98년 기준으로 나이키보다 더 높은 인지도 순위에 인텔을 위치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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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공동)브랜딩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방식은 ‘속성 브랜딩’과 ‘협력 브랜딩’ 등 크게 두 가지 방법론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개념을 인텔과 PC제조사 그리고 현대카드와 배달의 민족 사례를 통해 설명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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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인텔이 6% 수익을 포기한 이유
1990년대 CPU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던 인텔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또 다른 CPU 제조사 AMD는 인텔의 CPU 모델인 386과 486을 그대로 복제해 만든 Am486 등으로 인텔의 독주에 해방을 놓기 시작했는데요. 일반 대중은 이를 쉽게 분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인텔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별도 모델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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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모델 이후 586모델을 출시하면서 ‘펜티엄’이라는 이름을 붙인 인텔은 91년부터 98년까지 총 34억 달라는 거액을 투입하는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는데요. 이때 나온 묘수가 바로 3초 광고입니다. 인텔 인사이드만을 위한 단독 광고가 아닌 PC제조사가 인텔의 CPU를 사용한다는 뜻으로 인텔인사이드 마크를 노출시켜주면 그 대가로 6%의 CPU 구입비용을 할인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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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600개의 PC 제조사가 참여한 캠페인 덕분에 인텔의 브랜드 인지도는 크게 상승했고 브랜드 파워까지 동반 상승하는 결과를 나았습니다. 98년 인텔은 코카콜라와 말보로에 이어 브랜드 파워 3위를 달성하게 되고 이는 나이키보다도 앞선 순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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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을 통해 단기간 내에 CPU 시장을 장악한 그들은 6% 광고비 지원을 통해 수익을 포기했지만 이후 브랜드 프리미엄을 더해 CPU 가격을 50% 이상 상승시키며 큰 보상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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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브랜드(PC제조사)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들어가 이를 더 크게 알리는 ‘속성 브랜딩’ 방식을 통해 인텔은 한때 시장 점유율 88%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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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일거양득 배민현대카드
현대카드와 배달의 민족 콜라보는 협력 브랜딩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력 브랜딩의 기본 조건은 소비자에게 이점을 제공하는 한편 양쪽 브랜드가 가진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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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배달의 민족은 현대카드와 함께 만든 전용 카드 (사업자표시신용카드_PLCC)를 통해 고객 접점 창출과 기존 고객의 락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1년만에 10만장의 카드 발급 성과를 만든 배민현대카드는 일반 현대카드 회원의 월평균 이용횟수인 4.1회보다 많은 9.2회를 만들어 내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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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70%가 배민의 VIP 고객일 만큼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효과를 만들어 냈고 상대적으로 결제 횟수가 적거나 최근 거래가 없었던 고객에게는 새로운 접점을 제공해 다시 배민의 서비스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결과 국내 PLCC 탑 10안에 드는 성과를 만들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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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역시 배달의 민족과의 협력 브랜딩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게 됩니다. 디자인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는 현대카드는 미니멀리즘이라는 대세 트랜드에 힘입어 카드업계에서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미니멀리즘에서 벗어난 ‘탈 미니멀리즘’이라는 새로운 옷을 현대카드에 입혀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선택이 협력 브랜딩이었습니다. 대대적인 변화로 기존 고객의 반감을 사는 것보다 타 브랜드의 인지도과 컨셉을 현대카드에 입혀 자연스러운 변화를 추구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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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후라이, 밀떡, 잘생김 등 배민이 가진 키치한 컨셉을 현대카드에 그대로 입혔고 세련되고 절제된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추구하는 그들의 카드에 어색함이 아닌 재치와 재미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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