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도라마 (2018)
처음엔 꿈조차 없었다.
적어도 내 꿈은 아니었다.
나는 다른 이들의 꿈이었다.
그들이 나를 만들었다.
그들은 내 의사도 묻지 않고 나를 만들었다.
스칸도라마는 완벽하고, 아름답고, 위생적인 공간이다. 그곳을 대표하는 곳이 스토홈 시다. (노골적으로 스톡홀름을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반면, 이름만 들어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은 헬싱귀 시는 폐허의 공간이자 수상한 유전자 실험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주인공 미스캇(Miskatt)은 인간과 고양이의 혼종이자 실험용 인간인 Homo Felinus다. 사회적 안전망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스칸텍/젠텍의 실험용 인간으로 살아간다. 어린 시절을 실험실에서 보낸 미스캇은 실험용 약물 때문인지 자주 두통을 겪고 환각을 보며, 크리스탈린이란 약물을 필요로 한다.
닥터 N(나리코)은 미스캇에게 북극에서 달아난 실험체인 샴쌍둥이를 데려오라는 임무를 준다. 닥터 S는 실험실로 돌아오지 않는 한 미스캇의 두통이 점점 심해질 것이라 경고하며, 미스캇은 돈만 밝히는 '골든보이' 구스타프와 북극행에 동행하게 된다.
지옥 같은 삶에서도 사람들은(혹은 고양이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자유를 갈망한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SF적 설정은 흥미롭지만, 적은 분량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복잡한 사정을 풀어낼 속편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스웨덴계 핀란드인인 Hannele Mikaela Taivassalo가 스웨덴어로 글을 썼으며, 스웨덴인이자 케냐인인 Catherine Anyango Grünewald가 그림을 그렸다.
*Hannele Mikaela Taivassalo는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2008년 루넨베리 상을, 2017년 주핀란드 스웨덴 작가상을 수상했다. 스칸도라마는 그녀의 첫 그래픽 노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