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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ctoria Oct 11. 2022

비가 그치지 않는 도시

Ville Ranta,『Sade』(2003)

끊임없이 비가 쏟아지는 어느 도시, 한눈에 멍이 든 장관이 사람들을 피해 귀가한다.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리고, 야콥과 안니카 커플이 사는 집으로 수상한 짐들이 들어온다. 일에 얽매인 기자 야콥과는 달리 안니카는 옥상에서 빗물에 샤워를 즐기는 자유인이다. 안니카는 야콥에게 함께 있어줄 것을 요구하지만, 야콥은 항상 바쁘다.

전라의 이미지가 많이 나온다

비는 점점 도시를 지배하고, 수리를 채 마치지 못한 교회의 높은 종탑은 위태로이 서 있다. 괴팍한 목사와 그의 시중을 드는 리트바가 교회에 머물고 있다.

안니카와 장관의 부인은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된다.

지하실에 사는 건물의 관리인은 화가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불평을 털어놓지만 정작 그의 사정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마침내 야콥이 타고 다니던 트램도 비 때문에 운행이 중단된다.

저는 트램이 그런 장소라고 상상했어요.
자기만의 싸움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요.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평범한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비가 그치지 않는 와중에도 야콥과 안니카는 결혼식을 올린다. 안니카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장관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야콥은 자기 눈으로 반쯤 물에 잠긴 정부청사를 확인하러 간다.

비는 미스터리와 일상, 꿈과 현실을 섞어 놓는다. 종교인과 정치인들의 기만과 위선이 사라진 곳에 비는 개고 새로운 희망이 자라난다.


빌레 란타 (Ville Ranta) https://www.villeranta.com/ 

2006년 프랑스 출판사 Dargaud를 통해 Lewis Trondheim과 협업한 작품 『Célébritiz』를 발표했다. 일타레흐티 등 주요 신문 만평가로도 유명하며, 민족 대서사시 칼레발라의 집필자인 엘리아스 롱롯을 주인공으로 한 『Kajaani』 등의 작품성을 인정받아 2009년 핀란드 만화협회가 최고의 만화가에 수여하는 뿌빠하투 상을 받았다. 앙굴렘, 하를렘 만화 페스티벌에 참가해 핀란드 만화를 알렸으며, 여러 작품이 프랑스, 스웨덴, 폴란드 등에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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