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서를 보며 등록을 해야 하나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 등록금을 납부했습니다. 혹 놓칠까 마음이 변할까 싶어 바로 등록했습니다.
막내까지 독립을 시키고 무엇이라도 해 보고 싶은데 30년 넘게 전업주부로만 있다 보니 나이가 많아서 어디에도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트직원도 심지어 전봇대에 붙어 있는 광고지 에도 55세 미만이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베이비시터를 권하더군요. 초등학교 특수반에 잠깐 보조강사로 있으면서 안타까웠던 일이 생각나서 사회복지사로 결정을 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등록을 했습니다. 그냥 한 번 해볼까 쉽게 생각했는데 한 학기 강의 90개 듣고 과제물 내고 출석수업하고 기말시험 보고..... 안 하던 것 하려니 힘이 드네요.
무엇보다 아, 그런 거구나,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서면 하얗게 잊고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 그래도 일 년 그럭저럭 머릿속에 남는 건 없어도 학점 이수 하고 160시간 실습도 아동복지센터에서 했답니다. 첫날 센터장님 ‘나이 많아서 취직 안 되는 거 아시죠? ’ 하는 거예요. ‘아, 네 그냥 봉사차원에서 합니다.’ 하고 말끝을 흐렸답니다. 남편도 ‘자격증 따서 뭐 할래?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어야지?’ 하는데 센터장님 말 듣고 찾아보다 보니 취업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되어 딱히 무엇한다 자신이 없어서 ‘다른 것 보다 취미 생활하는데 6개월에 4십만 원이면 제일 싸게 먹히고 건전한 거야,’ 하고 말했지요.
그래도 시작한 것이니 잘 끝내야겠지요.
추운 날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방학이라 하루 종일 아이들하고 씨름하느라 힘들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실습하고 과제물내고 매일 실습일지 쓰고 세미나 가고 실습보고서까지 하고 그동안의 실습한 것을 제본까지 해서 현장실습과목을 끝내고 나니 뿌듯합니다.
내가 뒤늦게 사회복지사 공부하고 있다 하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사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일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요양보호사는 자격증 따서 바로 일을 시작하는데 사회복지사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인중개사처럼 예비용으로 취득해서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 보라고 응원해 주는 말들에 힘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