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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보다생명을 Jul 25. 2018

환자안전, 의료인력이 좌우한다

의료인력과 환자안전의 상관관계

우리나라의 연간 의료사고 건수는 얼마나 될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의료사고에 대한 공식집계나 통계가 없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의료사고 조정상담건수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을 뿐입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의료사고 조정 상담 건수는 5만 4,929건에 달합니다. 이런 의료사고 상담 건수는 매년 평균 11.1%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상일 울산대의대 교수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통계연보 상 2010년 입원건수 574만 4,556건에 의료과오 사망자수를 추정한 결과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 추정치는 3만 9109명, 예방가능 사망은 1만 7012명이었습니다. 2010년 교통사고 사망건수 6,830명, 산재사고 사망건수 1,114명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병을 치료하러 간 병원에서 의료사고나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요?




의료사고와 병원안전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력부족입니다. 보건의료노조가 올해 2만 9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력부족 때문에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76.2%, '환자에게 제공할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되었다'는 응답이 75.6%, '의료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응답이 76.5%였습니다. 2017년도 조사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33.1%였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며 일하는 병원노동자들이 인력부족 때문에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질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것을 증언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인력부족이 환자안전에 악영향을 미치고, 의료사고로 이어진다는 것, 거꾸로 적정한 인력충원이 의료사고율을 낮춘다는 것은 국내외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호사 숫자를 줄이는 것은 항생제로 듣지 않는 포도상구균 감염을 확산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되며 병원을 통한 세균감염의 가장 위험한 조치이다. (Lancet Infections Disease 2008년 7월)

간호사 배치 비중이 높은 병원에서 서비스된 환자들은 예방 가능한 세균감염율이 60% 이상 더 낮다. (Science Daily 2007년 1월 16일)

간호사에게 할당되는 환자가 1명씩 증가할 때마다 병원에서 감염에서 폐렴의 위험이 7% 증가하고, 호흡기 질병은 53%, 의료사고는 17%나 증가한다.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 Quality 2007년 5월)

모든 병원들이 인력운영 면에서 25% 상위수준에 드는 최고의 병원들에 준할 수준으로 개선하면 병원 내에서사망하는 건수 중 6700건 이상을 줄일 수 있고 의료사고는 6만건 이상을 피할 수 있다. (Health Affairs 2006년 1월 12일)

열악한 간호사 배치 현실은 매년 98.000건 정도의 예방할 수 있는 사망들을 가져온다. "환자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라"(Institute of Medicine, 2003년 11월)

매년 2만 명 정도까지의 환자 사망은 낮은 간호사 배치와 관련되어 있다. 간호사에게 기본 4명 외에 1명을 추가 할당 받을 때마다 30일 이내에 유사한 사망이 7% 증가한다.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2002년 10월 22일)

간호사 부족으로 환자 사망률이 31%나 증가하였다. (Herbst. 2007)

교대근무 간호사들은 불규칙한 교대근무와 야간근무로 인해 기진맥진해 있는 상태이며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수면부족으로 인해 심신이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호경 외, 2004)

간호등급이 높을수록 환자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경, 2007)

간호인력이 많을수록 환자만족도가 높아지고 투약오류나 욕창 발생 및 낙상과 같은 부정적인 환자결과를 줄일 수 있다. (박성희, 2003)

국내 42개 대학병원과 194개 종합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2만 2372명을 대상으로 간호사 인력과 사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간호사 확보수준이 낮을수록 환자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1명씩 줄일 때마다 평균적으로 환자 1천명 당 15명꼴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Cho 외. 2008)




병원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은 인력부족이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현장의 간호사들은 인력부족으로 '전인간호'는 꿈도 꿀 수 없다고 토로합니다.(출처 : 보건의료노조)


"밤근무 중 가장 바쁘고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새벽 4시부터 아침 8시까지에요. 그런데 밤근무자는 낮 근무자에 비해 반으로 줄어든 상황이죠. 밤근무자가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병실 방문도 한 번 이상 늘어날 수 있으며 응급상황에도 발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죠. 그런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근무자들은 응급환자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고 다른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는 소홀하게 되는게 당연하죠"


"위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도 병원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검사 방법과 절차, 약에 관한 설명, 수술전후 상황 등에 대해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할 시간적 여유도 없고, 처치를 위해 병동을 방문했을 때 그 환자만 처치를 하고 옆에 있는 다른 환자에게 눈길 한 번 줄 정신적 여유도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이렇다 보니 전인간호같은건 꿈도 꿀 수 없는거죠."


이처럼 병원의 인력부족은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며, 의료사고를 초래하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한 적정인력 확충을 위해 국민청원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국민청원 바로가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86176?navigation=pet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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