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열 May 18. 2018

도전의 시작

체중 75kg, 체지방 10% 도전을 결심하다


 원체 살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이다. 나와 반대 체질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줄곧 시기나 지탄의 대상이 되곤 했다. 기초대사량도 높고 소화기관이 튼튼한 편이 아니라 장의 흡수효율이 떨어지는 게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내는 성격이 이상해서 그런거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제발 그것만큼은 아닐거라고 나 혼자선 그렇게 믿기로 했다. 기를 쓰고 일주일 넘게 폭식하지 않는 이상 체중은 늘어날 생각이 없었다. 무리해서 먹다가 한 번 체하면 일주일은 죽만 먹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편이기도 했다. 결국 아무리 살을 찌우려 노력해도 항상 70kg 주변을 맴돌았다.


 누구나 그렇듯 어릴 때부터 멋진 몸매를 동경해왔다. 헬스장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다녔다. 언제나 깔짝깔짝이었다. 1년 등록해놓고 한두 달만 다니는 상습 VIP였다.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보며 유독 측은지심이 피어오르는 날이면 가끔씩 맨손 트레이닝을 하는 정도였다.


 현실은 어느덧 삼십 대 중반, 점점 몸이 흘러내리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른바 마른 비만의 위기가 내 복부 위에 드리우고 있었다. ET가 이런 날 보며 고향별을 떠올릴까 두려움이 엄습했다. 살면서 한 번쯤은 이상적인 몸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를 이룰 수 있는 기회도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늘 그랬듯 점점 더 멀어져 갈 뿐이다. 내겐 아직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었다. 나보다 꽤 나이가 많은 이병헌 같은 배우도 극한의 자기관리로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몸을 떠올려봤다. 딱히 어떤 연예인이나 모델의 이미지가 떠오르진 않았다. 몸집을 크게 키우고 싶지는 않았고, 적당히 날렵한 느낌의, 군더더기 없는, 빛을 받으면 판화처럼 음영이 선명히 드러나는, 그 정도의 몸매면 만족할 것 같았다. 그 정도를 내 나름의 감각으로 숫자로 바꿔보니 체중 75kg 이상, 체지방 10% 이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2017년 8월 1일부터, 휴직기간 10개월을 포함한 1년동안 이 수치 달성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인생의 큰 로망 중 하나를 순수한 내 땀만으로 이뤄내고 싶은 것이다. 사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는 수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휴직자는 돈이 없다. 휴직 중인 남편은 더 그렇다. 우선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에게 딱 맞는 관리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나서도 정 안되면 막판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되겠지 싶다.


 지금 글을 쓰는 때가 2018년 5월이니 벌써 10개월 차다. 그 여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꾸준함만으로는 부족했다. 방법을 바꿔가며 다양한 시도를 해야했다.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그리고 남은 두 달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그 기록을 여기에 남겨보기로 했다. 두 달 후, 눈물콧물로 키보드를 적시며 감격의 성공담을 타이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