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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Jan 12. 2023

가장 럭셔리한 길, 강변북로.

#강변북로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
스토리 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



이어령 고 초대 문화부 장관은 이러한 말을 했다.


그 사람의 부유한 삶에 관한 판단은,

그 사람이 몸에 걸치고 있는 비싼 명품이 아니라

삶에 어떤 이야기를 지녔느냐로 판단하는 것이란 뜻이다.


그 이야기란

고생, 고난부터 사랑과 이별

그리고 성공과 실패까지 다양한 희로애락을 말한다.

이것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물건, 장소, 건물, 길에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우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역사적 정서가 깃든 장소를

문화재로 명명하고서 보호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는,

많은 사람들이 물건과 장소 등에 깃든 역사, 기억 등을

명품의 가치와 비슷하게 보거나,

혹은 그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여기, 또 하나 럭셔리한 장소가 있다. 

‘강변북로’다.


'가장 럭셔리한 길, 강변북로'

강변북로 _ (출처 @travel_udon )

서울 시내 통행량 1위를 자랑하는 강변북로는

가장 럭셔리한 길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은 서울 시내에서 통행량 1위를 자랑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행료가 없다는 특징도 있다.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놓고 간다.


물론 1년 365일 상습 정체 구간인 만큼

많은 이들이 짜증을 던져놓고 가기도 하겠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연인들의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며,

가족들의 휴식 공간이 되는

한강공원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마포부터 남양주까지의 구간 동안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 사랑과 이별등 다양한 일이

매일 같이 벌어지고, 반복되는 곳이 바로 강변북로다.



누군가는 사고 난 차량 앞에서 불만을 토로한다.


같은 시각,

한강에 비친 저녁노을을 보며 감탄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퇴근길에 잠시 한강공원에 들렀다가

새로운 사랑을 만났을 수도 있다.


주말을 맞이해서 해외여행을 가고자,

강변북로를 타고 인천공항을 향해 달려가는 가족도 있겠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가 더해져서

강변북로의 럭셔리 함을 빛내준다.


이렇다 보니 발라드곡 제목으로도 등장하고,

MBC 무한도전 가요제 이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어령 고 초대 문화부 장관이 언급한 ‘럭셔리’란

‘이야기가 있는 삶’이다.


강변북로2 _ (출처 @ihnstaphoto )

'이야기가 있는 삶'이란

고생과 고난, 사랑과 이별 등 희로애락이

가득한 것을 의미한다.

어느 하나만 취해서는 안 되고, 취할 수도 없다.



한자어로 ‘행복’의 ‘행’은 幸이다.

이것은 한자어 매울 신(辛)과 매우 유사하게 생겼다.


삶의 어려움과 행복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많은 이들이 행복만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다.

있는 그대로 행복과 어려움을 모두 받아들일 때,

우리 삶은 한층 더 럭셔리해질 수 있다.

마치 강변북로처럼, 더 많은 이야기로 가득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강변북로에게

무언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통행료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차별 없이 하루하루를 맞이하는 것이다.

고생이든지 고난이든지 행복이든지 무엇이든지 말이다.


그러다 보면 성공도 행운도 무엇도 다가오고,

내 삶은 더 풍성해져서 럭셔리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내일 아침도 차별 없이 사람들을 맞이한 강변북로는

다를 바 없이 복잡할 것이다.

막히는 도로 안에서는 크락센 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고,

어디선가는 누군가의 소리침이 들릴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저녁노을은 또 아름다울 것이고,

해 질 녘 한강공원은

수줍은 연인의 얼굴로 붉게 물들 것이다.

그렇게 강변북로는 럭셔리 함을 하루 더 쌓아갈 것이다.


명품관에서 파는 명품은

비싼 값을 지불하면 구매할 수 있지만,

내가 만든 럭셔리는 그 누구도 살 수 없다.

오직 나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그러니 오늘부터 강변북로와 같이

차별 없는 하루 맞이로 아침을 열면서

럭셔리 함을 쌓아가 보는 건 어떨까.


행복이든지 어려움이든지 일단 겪으면서

나만의 이야기로 나만의 럭셔리를 만들어 나가자.



강변북로 (출처 좌 @ihnstaphoto 우 @travel_ud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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