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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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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여행 Apr 23. 2020

네 번째 취향 일기- 방(room)에 대해서

세 번째 취향 일기 이후 (무려) 두 달만의 취향 일기입니다.

그동안 이래저래 바쁘기도 했고 최근 이사를 하느라 너무 정신이 없었고요. 이사를 하면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올스톱되면서 이래저래 피곤한 나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사한 지 2주가 넘었지만 다친 발목 덕에 새집에서의 이삿집 정리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방(room)이 가지고 있는 기능,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방'이라는 공간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공간입니다.

특히나, 저 같은 경우는 작업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방이 더욱더 특별하답니다.

이사 가기 전, 예전 방 모습


한쪽 벽에는 판화작업들도 붙여놓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는 공간이었죠.


덕분에 짐이 차고 넘쳐서 이렇게 정신이 없는 공간이지만서도


주말 하루 날 잡아서 청소를 깨끗이 하고 나면 이렇게 조용히 혼자 독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차도 마시고 드로잉도 하고 일기도 쓰고


음악도 듣다 보면

어느새 여행 갈 짐을 챙겨서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방/공간 은 그 사람의 취향, 작업방식(+생활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입니다. 

특히나,

저한테 있어서 제 방은 단순히 생활의 공간을 넘어서서 작업공간, 휴식공간의 의미까지 가지고 있는데요.

문득,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방/작업실 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예술가들의 공간


사실 예술가들의 작업실 모습은 전시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막스마라 작업실 모습

물론,

어느 정도 연출, 협찬, 설정이 있겠지만

작업실 책상, 스탠드, 정돈된 책들에서 막스마라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작업실 책상, 스케치들

그리고

막스마라랑은 정반대 느낌의 폴스미스 작업실.

디자이너 폴스미스 작업실

색감을 재밌게 쓰는 디자이너답게 작업실 방에서도 재치와 유머가 느껴집니다.


디자인 폴스미스 사무실

반대로 사무실은 작업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왼쪽 모니터에 붙여져 있는 메모지, 오른쪽 사진의 라디오를 보면 

막스마라의 우아하고 어른스러운 책상과는 다른 위트가 느껴지는 책상입니다.


하지만 이건 작업실의 극히 일부분일뿐더러, 약간의 설정이 가미되어 있는 모습인지라 

작업실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작업 스타일이 고스란히 보이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그들의 진짜 작업실의 모습은 어떨지 찾아봤는데요, 

역시나,

너무나도 찬란합니다.




요시토모 나라의 작업실


조용하게 혼자 사색했던 지난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같이 그의 작업실에서도 차분함이 느껴집니다.



Henri Matisse


나의 작품에 둘러싸여 침대에 누워있는 기분은 어떨까. 그리고 침대에서  벽에 그림을 그리는 기분을 어떨까.


Pablo Picasso

매트리스 위에서 그림을 그리는 피카소의 모습. 

그렇지만 저렇게 깨끗한 복장은 페인터로써 조금 어색한 복장이죠.(대부분의 페인터들은 작업복+작업신발 이 따로 있습니다. 워낙에 작업실이 더럽기 때문이죠. 저렇게 깔끔한 작업실도 조금 어색하네요.)

Rachel Goodyear(출처:drawingcenter 인스타그램)

페인터들은 보통 자질구레한 재료들이 많기 때문에 (붓, 물감, 연필, 종이테이프, 지우개 등등등) 이렇게 트롤리에 물감, 재료들 쌓아놓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작업을 합니다.




그렇다고 예술가가 작업실에서 단순하게 그림만 그리는 건 아닙니다.



Mary Iverson (출처: mary iverson 인스타그램)


이렇게 작품 프로필 사진 촬영도 하고 



Willem De Kooning

이렇게 본인 프로필 사진도 찍습니다. 

사진과 같이 천장이 높은 작업실은 모든 예술가들의 로망이죠. 천장이 높다는 건 그만큼 대형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거든요.


David Hockney

'그리고 싶은걸 그리고 싶을 때 그린다'는 데이비드 호크니.

저렇게 페인터들은 작업복이 따로 있습니다.

이젤에 캔버스 놓고 우아하게 그릴 거 같지만 실상은 바닥에 엎드려서 그리기도 하고 큰 작업 같은 경우는 벽에 매달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그리기도 합니다. 그림은 노동이죠.



그리고

노동의 강도가 세질수록 작업실은 굉장히 더러워집니다.


JM Robert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그렇지만 미니멀하게 작업하는 사람의 작업실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Eser Gunduz


깨끗한 나무 바닥에서 반듯하게 직선을 긋고 한편에는 턴테이블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격이 작품서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Sarah Graham


꽃을 그리는 작가의 작업실에 화초와 반질반질한 나무 바닥이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누구의 눈에는 허름하고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아티스트의 작업실이지만,

그 공간에서 고군분투했던 시간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한없이 찬란하게만 느껴지는 공간들입니다.

앞으로 저의 방도 저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녹여져 가길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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