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익준 Jan 12. 2019

꽉 찬 통화

시덥잖은 이야기들조차 즐거울 수 있어서 좋다. 오늘은 더치커피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그걸 꼭 사진찍어서 보내고 싶었다고.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엄마가 다이소에서 사온 쿠션을 빠셨는데, 빨래를 꺼내려고 가보니 세탁기 안에서 쿠션이 터져 스폰지가 팝콘처럼 가득 차 있었다고. 온갖 짜증을 내며 세탁조를 닦으면서도 너한테 이걸 말해줄 생각에 웃음이 났다고. 그것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너가 꽉 찬 통화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다. 네 앞에서는 그렇게 바보가 될 수 있어서 좋다고. 그게 널 좋아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편지를 쓰는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