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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woo Kim Aug 28. 2023

p씨와의 권태기

p씨와 만난 지 5년째

최근에 일관련된 글은 pxd medium을 통해 많이 공유하고 있어서, 브런치에 글이 없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일을 한 지 5년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 개인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여러 변화들이 있어서 정리하던 중 회사와의 관계도 연애와 비슷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 개인적인 생각들과 지금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도 정리할 겸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과 다를 수 있는 부분은 약간에 각색이라기보다는 저의 생각이라 그 상황에 있던 사람들은 다르게 느꼈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자유롭게 적은 글이니 즐겁게 보시고, 일 또는 회사와 행복하게 연애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급되는 x씨는 특정 회사들을 지칭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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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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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씨와의 권태기


p씨와 만나고 나는 다양한 경험들과 함께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커리어적으로도 성장을 했고, 물론 물질적인 성장도 함께 있었다. 나는 이런 연애를 지향하는데, 상대와 서로 의지하고 함께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연애다. p씨와의 연애는 충분히 행복했고 우리는 많은 추억들을 쌓아갔다. 


그러다가 종종 여러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처음에는 무조건 거절했지만, 언젠가 갑자기 "내가 어떤 위치에 있을까?", "그 사람들의 친구들은 어떤 사람일까?"가 궁금해서 몇 번에 만남을 가졌다. 특히, K씨와 C씨, N씨는 많이 궁금했다. 기회가 닿아 실제로 그들의 친구들과 일적인 이야기를 깊게 나누기 위해 만남을 가졌었다. 물론 p씨를 떠날 생각은 없었기에, 어느 단계에서 사실대로 말했었고, 몇몇은 중간에 만남을 거부했었다. (이 과정이 좋은 결과인지 아닌지는 아직 판단이 어렵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계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내가 p씨를 만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우리의 친구들이 떠나가는 순간이다. 자주 있지는 않으나 종종 p씨의 친구들은 떠나갔고, 그렇게 나의 성장도 어느 정도 정체기가 되었을 때쯤, A씨와 만날 기회가 생겼다. 예전부터 관심 있던 사람이었고, 충분히 매력적인 상황과 환경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권태기가 왔었던 것 같다.


이전에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p씨에게 이런 이유로 만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기에 A씨를 만날 때도 처음과정부터 이야기를 하였다.(당시, p씨는 아마 내가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을 안 했던 거 같다.) 그런데 나는 끝까지 진행을 했고, p씨와의 마지막 날, p씨의 오래된 친구들과 마지막일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그들은 아직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비전을 내게 공유했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주었다. 정확히 의견이 아니라 비전과 마음이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는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 


p씨를 만나는 동안 아쉽게도 p씨의 마음을 본 적이 없다. 대부분 p씨의 친구들도 그럴 것이다. 그게 어쩌면 p씨와의 관계의 어려움일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일 수 있었던 날 p씨의 오랜 친구들을 통해 나는 p씨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되었고, 이후에 p씨와 함께 하면서 p씨가 잘 표현하지 못하는 이 마음을 내가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다시 돌아왔을 때 p씨의 친구들의 대부분이


"왜 돌아왔어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아서요"


아직도 기억나는 에피소드로 그 p씨의 오랜 친구들과의 미팅을 끝나고 송별회 겸 p씨의 친구들 몇몇과 저녁을 함께하기로 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안 떠나게 됐다고 말했을 때, 그 사람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고, 잘했다고 이야기해 준 것이 지금도 많이 고맙다. 이런 좋은 사람들이 p씨주변에 많기에 p씨를 떠날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이렇게 p씨와 큰 권태기를 극복하고 더 관계가 돈독해졌는데, 실제로 여러 만남들에서 이런 시기에 혼자서 긍긍하는 것보다는 내 상태를 공유하고 이를 상대와 함께 극복하는 게 필요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함께하는 경험을 갖는 것이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이는 회사와의 관계에서도 분명 필요하다. 말을 해주지 않으면 서로의 상태나 상황을 알기는 너무나도 어렵다. 이러한 사소한 공유가 잘 되지 않으면 작은 것도 관계를 벌어지는 틈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멀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소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즈음의 회사생활의 대부분은 소통에 힘을 주고 있다. 그렇게 p씨와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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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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