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험신문 칼럼] 다다익선과 함께 하는 인슈포트라이트
# 해당글은 한국보험신문에도 게재되고 있는 오명진 작가의 '인슈포트라이트' 칼럼입니다.
오는 4월 1일부터 새로운 경험생명표(9차)가 적용된다. 이번 경험생명표를 보면 평균수명이 남성 83.5세, 여성 88.5세로 8차 경험생명표(2015년)보다 각각 2.1세, 1.8세 늘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새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면 사망률은 감소하여 사망보험의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생보사 전체 상품 중 판매비중이 높은 종신보험 사망 주계약 담보의 보험료가 인하된다. 반면, 생존률과 관련이 있는 연금보험 상품의 경우 사망보험과는 반대의 효과가 발생한다. 연금을 종신토록 지급하는 종신형 연금보험의 연금액은 4월 이후부터 연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기타 조건이 모두 같다고 가정하면 동일 연금액을 받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더 납입해야 하는 것이다. 단, 생존률과 무관한 확정형 연금보험은 영향이 없다.
이번 경험생명표 변경과 함께 각 보험사들의 전(全) 상품개정(예정이율, 예정위험률, 예정사업비율 등의 변경) 이슈가 함께 겹쳐 현장에서 이를 활용한 영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즉, "4월 이후 보험료가 오르는 담보 또는 상품이 있으니 4월이 되기 전에 가입하라"는 이른바 절판 마케팅이다. 보장성 시장의 포화로 인해 기존에 비어 있는 시장이었던 치매보험의 열풍이 연초에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활동의 이슈가 어려운 최근의 영업환경에 단비 같은 존재로 4월 개정 이슈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상품 개정 시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예정기초율에 대해 소비자에게 일일히 설명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소비자가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경험생명표 변경'의 워딩으로 화법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종신보험의 사망 주계약과 종신형 연금보험을 제외하면 경험생명표에 크게 영향을 받는 상품과 담보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험생명표 변경'의 워딩 하나로 4월 개정 이슈를 대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 그보다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는 예정기초율의 변화에 초점을 더 맞춰 영향도를 설명해야 한다. 손보사의 경우 경험생명표 변경에 따른 영향보다는 각 담보의 경험률 반영에 따른 예정위험률의 변화, 예정이율을 인하할지 인상할지에 따른 보험기간 중의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의 변화 그리고 앞선 2개의 예정기초율 변화에 따른 예정사업비율 조정의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경험생명표 변경에 따라 손보사 질병사망 담보의 위험률이 변경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보험사가 이미 질병사망 위험률을 경험률로 운용하고 있어 의미가 크지 않다. 다만, 표준해지 공제액 산출시의 예정신계약비 한도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 전체 보험료 변화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즉, 다시 말해 보험료 상승과 인하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
경험생명표 변경으로 인해 현장에서 설계사들이 오해하거나 잘못 안내하여 가입을 독촉하는 사례 몇 가지가 있다. 생보사 연금보험의 경우 4월 이후 평균수명이 증가한 새 경험생명표를 적용하기 때문에 연금액이 줄어드니 지금 가입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금 수익률을 결정짓는 다른 요소(부리이율, 사업비율 등)에 대한 언급 없이 경험생명표의 변경만을 강조하는 것은 불완전판매이다. 연금은 무엇보다 부리이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이다. 연금 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 재원이 많이 쌓이는 것이 중요한 상품이다. 종신형 연금을 제외하면 경험생명표과는 전혀 무관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만을 강조하여 절판을 독촉하고 있다. 또한 생존률이 증가하는 것이니 사망담보를 제외한 생존 담보에 해당하는 암, 뇌혈관, 심혈관 진단비 등의 특약 보험료가 올라갈 것이라는 내용 또한 잘못된 사실이다. 이는 각 담보의 경험률 반영에 따른 위험률의 변화일 뿐 경험생명표와는 무관한 담보들이다.
매년 상품 개정시마다 절판마케팅이 함께 이슈화 되고는 한다. 현재의 보험시장 영업환경이 그만큼 어려워져 활동을 위한 붐업의 이슈가 절실한 것이다. 변경되는 내용의 정확한 사실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가입에 대한 상담을 진행할 수는 있으나 없는 내용 또는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며 무조건 지금 가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고객을 독촉하고 초조하게 만들어 지갑을 열게 하는 식의 영업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