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도어 챕터별 소개
※ 이 글은 '인사이드 아웃도어' (리리 퍼블리셔)의 챕터별 일러두기입니다.
'인사이드 아웃도어'는 ‘아웃도어’라는 단일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챕터별로는 완전히 독립된 소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굳이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독자들께서는 관심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되고, 관심있는 부분만 읽어도 된다. 다시 말해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장 배경이 궁금하다면 ‘II. 인사이드 아웃도어’를 먼저 읽어도 되고, 아웃도어 탄생의 진화론적인 배경에 관심이 있다면 ‘I. 아웃도어의 기원’부터 읽어도 되며, 장비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III. 좌충우돌 장비 개발 이야기’만 읽어도 된다. 물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므로 필자의 입장에서는 전체를 통독할 것을 권한다.
나는 인류의 아웃도어를 수백만년 동안의 진화 역사를 재연하는 행위라고 정의하였고, 그 기원은 '직립보행'이라고 생각한다. 진화의 역사는 우리 DNA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그러나 I부에서 언급한 사례들로 인해 DNA 결정론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이미 결정되어 물려받은 것들은 돌이킬 수 없으며, 결국은 후천적인 경험과 가치관이 그 이후를 결정한다. 아울러 진화인류학은 해마다 주류 학설이 업데이트되고 있는 다아나믹한 연구 분야이다. 최신 학설에 기초하고자 했지만 새로운 발견은 지금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류는 아직 밝혀내지 못한 비밀이 많은 경이로운 생명체이다.
아웃도어 근현대사라고 할 수 있는 II부는 일부 주관적인 가설이 포함되어 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1960년대가 현대 아웃도어의 대폭발기라는 점은 분명하나 아웃도어 변천사는 사회학에서 그다지 인기있는 주제가 아닌 탓에 학문적인 성과를 찾기가 어려웠다. 국내 독립 브랜드들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점은 그들에 대한 낮은 평가 탓이 아니라 전적으로 필자의 분석이나 인터뷰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제로그램의 제품개발 책임자로서의 경험을 정리하였다. 이 책은 제품 개발 관련 서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내용의 깊이와 폭은 한계가 있다. 제품 개발과 관련한 전문 용어들과 업체의 영업 비밀에 해당되는 내용도 수위를 조절해야 했다. 에피소드 중심이라는 점에서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특정 브랜드에 근무했던 경험담 중심이므로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해서 읽어주기를 당부한다. 내가 택하고 실행했던 브랜드 전략은 실험이었고, 아직 미완이다. 전쟁사(戰爭史)에서는 끝난 전쟁만을 다루며, 승리한 장수만이 오래 기억되는 법이다.
환경 문제야말로 나는 비전문가이다. 게다가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아웃도어 동호인의 관점이라는 점도 본격적인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더 심각한 징후들이 있으며, 더 다양한 실천 방안들이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이스터섬의 문명 붕괴에 대해서도 내가 주로 근거하고 있는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해석에 대한 몇가지 반론이 있지만 그의 견해를 완전히 뒤집지는 못하고 보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아웃도어와 관련하여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사람들을 인터뷰하였다. 나의 좁은 인적 네트워크 안에서 분야별로 대표성을 갖는 사람들을 찾다 보니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감을 제공하고 더 깊은 질문을 던졌던 사람들이 빠져 있을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질문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그들에게 높은 존경과 깊은 연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