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점의 작품 중 42점 선정, 최종 3등상 수상
얼마전 제9회 시민청 도시사진전 공모 소식을 듣고, 신청서와 함께 사진을 접수했다. 수상할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없었기에 접수한 뒤에는 그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 때문에 메일을 통해 전달된 수상 소식에 깜짝 놀란 나는 오보가 아닌지 확인까지 했다.
이번 공모에는 1,607점이 응모되었고, 최종적으로 42점의 작품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 이었다. 나는 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하던 순간의 사진을 공모전에 접수했다.
작품명은 <평범했던 한낮의 리허설, 그 시절을 추억하며>다. 그리고 그 작품이 희망상에 선정됐다. 상금도 상금이지만, 선정 혜택이 정말 좋다. 시상식 및 기획 전시를 지원하고, 아트 살롱에 참여할 기회도 준다는 것이다. 또 작가노트 글쓰기 특강과 첨삭도 있단다. 마지막으로는 사진 작품이 인쇄된 엽서 굿즈도 제작해 준다고 한다.
지난 7월 15일(금)에는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그리고 선정된 시민예술가 42인의 작품이 소개되는 전시회도 개최되었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내 작품도 있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수상한 작품은 2013년에 한불 합작으로 제작한 <철의 대성당> 공연이 2019년 울산의 프롬나드 페스티벌에 초청받았던 당시, 리허설하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이번 전시는 사진과 에세이가 함께 소개된다고 하여 에세이를 작성했다. 작성한 에세이는 음성으로도 녹음했는데, 오디오 에세이도 전시회장에서 청취 가능하다.
이 사진은 제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한불 합작 공연 <철의 대성당>의 리허설 현장입니다. 공연기획자의 삶은 사진작가와 꼭 닮았습니다. 무대에 직접 오르지 않지만 공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밖의 저는 리허설을 지켜보며 문제점을 점검하고, 현장 운영을 돕느라 분주했습니다. 한 편의 멋진 공연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됩니다.
최고의 공연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마스크 없이 연습하고, 거리에서 관객과 호흡하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자유롭게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이 사진을 편지처럼 띄웁니다. - 김연정 에세이 -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이렇게 작품 사진이 들어간 엽서도 제작돼 전시회를 방문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매해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지. 결과에 상관없이!
2019년에는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제7회 교보손글씨대회 으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2년인 올해는 제9회 시민청 도시사진전에서 희망상을 수상하게 됐다. 셋 다 장르가 다르다. 하나는 글이고, 하나는 손글씨고, 하나는 사진이다.
30대 후반에 다짐한 것이 매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다.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라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한 다짐이었다. 운 좋게 상을 받게 되었지만, 떨어졌다고 해도 계속 도전은 했을 것이다.
올해 지원한 출판지원사업은 또 낙방을 했다. 결국 내 글이 책이 되기엔 한없이 부족한 것인가 하고 포기하려는 찰나였는데, 이 결과를 받아보니 포기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걸 더 다듬고, 보완해서 언젠가 목표를 이루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