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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윤 Mar 11. 2019

[1m²인터뷰] 첫 콜라보.
래퍼 'Quadie O'

각 잡힌 베레모와 태극기가 오버로크 된 국방색 디지털 무늬 백팩, 주름 없이 반들반들한 전투화와 두 줄의 작대기. 휴가를 나오자마자 방음부스를 체험하러 왔다는 그의 말에 내심 놀랐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면서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휴가다. 그런데 방음부스를 보러 왔다니. 어느 정도의 열정이어야 가능한 휴가 계획일까?

그의 말투는 랩과 거리가 멀었다. 수줍으면서 어리숙한 말투였다.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군인들이 그렇듯, 문장의 끝에 '요'를 붙일 땐 타국의 언어를 쓰듯 어색한 억양이 나왔다. 성능체험이 끝나고 자연스레 튀어나온 군대 얘기에 서로 어색함이 어느 정도 풀려갈 때쯤 그가 대뜸 질문을 했다.

"녹음해봐도 되나요?"

장비가 모두 세팅되어있기에 녹음은 어렵지 않았다. 그의 실력이 궁금하기도 했다. 간단한 사운드 체킹을 하고 녹음 버튼을 눌렀다. 가수들도 꺼려하는 무반주. 무언가 억눌렸던 걸 쏟아내듯 벌스 3개를 녹음하고, 아카펠라 파일을 받고 떠났다. 대화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톤과 발성, 가사의 뾰족함. 뒤통수를 치는 반전 영화를 본 것 같은 방문체험 고객 응대였다.


몇 주 후 카카오톡으로 사운드클라우드 주소가 하나 왔다. '뮤지쿠스에서 녹음한 첫 곡입니다!' 그였다. 이번엔 내가 대뜸 질문을 했다.


"왕융님, 우리 곡 하나 할까요?"

**인터뷰 끝에 인터뷰이와 인터뷰어가 함께 작업한 곡이 수록되어있습니다.


#1. Must be busking


반갑습니다 융님! 휴가 때 방음부스 방문체험 오신 게 엊그제 같은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네요. 잘 지내셨나요?


네 별 탈 없이 군생활 중입니다. 4개월 뒤 전역이에요. 


진짜 얼마 안 남으셨네요. 뮤지쿠스에서 만든 첫 곡을 개인적으로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곡을 듣고 '인터뷰 하면서 음악 작업까지 같이 하면 재밌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녹음할 준비되셨나요?


군대에 있어서 연습을 많이 하진 못했어요. 옛날에 나오던 성량이 잘 안 나와요. 인터뷰 오시기 전에 써놨던 가사로 연습을 해봤는데... 좋지 않네요(웃음).


저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어젯밤에 완성한 가사라...(웃음) 일단 인터뷰를 먼저 진행해볼까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97년생 왕융입니다. 단국대에서 건축공학을 공부하고 있고, 랩 네임은 'Quadie O'입니다.

Quadie O... 어떤 뜻이 있나요?


제 이름이 왕융. ㅇ이 4개가 들어가요. 그래서 Quad O라는 닉네임을 만들었어요. 근데 쿼도, 쿼드 오, 뭔가 발음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Quad 뒤에 ie를 붙여서 좀 더 부르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왕융님은 특이하게 건축공학을 전공하시네요.


중고등학교 땐 그냥 공부를 좋아했어요. 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성적 잘 받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랩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걸 제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은 감히 못했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번 돈으로 음악을 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죠. 음악에 올인을 하다 너무 크게 좌절할 수도 있잖아요.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진학했고 건축에 대해 계속 배우는 중이에요. 


곡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고3 때, 수시가 끝나고 UFO마이크를 샀어요. 그땐 그냥 방에서 녹음을 했고, 사운드클라우드에 곡들을 올렸는데 지금은 다 지운 상태예요. 못 들어주겠더라고요(웃음).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NRSC라는 힙합동아리 동아리방에서 작업을 했어요. 

동아리 가입 후 음악생활은 어땠나요?


1학년 2학기 땐 집을 안 가고 그 방에서 숙식을 했어요. 주말에만 동네로 와서 편의점 알바 하고... 동아리 건물 안에 샤워실이 있긴 했지만 거의 폐인처럼 다니면서 작업을 했어요. 그래서 성적이... 전공이 F가 떴으니 말 다했죠(웃음). 전역 후에는 동아리 활동은 쉬고 공부에 좀 집중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뮤지쿠스를 구매했어요. 집에서 틈틈이 작업하려고요. 


그래도 음악을 아예 놓지는 않으실 생각이군요!


네. 믹스테이프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역 후에 천천히 작업하려고 해요. 저는 앨범을 만들 때 주제를 일관되게 잡는데, 이번 주제는 '버스킹'이 아닐까 싶어요. 미디어에서 버스킹 하는 래퍼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버스킹 래퍼는 힙합 아니다'라면서... 제가 버스킹을 많이 하는 입장에서 그런 문화를 무시하는 게 화났어요.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하는 게 버스킹 아니냐 하는데, MR을 틀고 하는 것도 버스킹이라고 생각해요. 준비를 제대로 해서 진짜 공연을 하는 건 무대가 아닌 길거리에서도 할 수 있잖아요. 

맞아요. 저도 버스킹을 하려면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엔 버스킹이 쉬워졌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버스킹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요. 술 먹고 취해서 '버스킹 한 번 할까?'하고 준비 하나도 안 된 상태에서 핸드폰 노래방 MR 틀고, 가사 보면서 고성방가 수준으로 노래하는 걸 종종 봤어요. 그런 식으로 버스킹을 하니까 대중들은 버스킹에 대해 자연스럽게 거부감을 느끼고, 인식이 안 좋아진 거죠. 

버스킹 활동을 하는 크루가 따로 있으신 건가요?


아뇨. 버스킹은 주로 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을 했던 사람들과 해요. 노래, 랩, 악기 등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요. 이 사람들을 중심이 되어서 동호회 느낌의 버스킹 크루를 만들어 볼까 생각 중이에요. 아직 계획단계긴 하지만 정기적으로 연습하고 차츰 장비도 제대로 갖춰서 서울 쪽에서 길거리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길거리에서 하는 공연이다 보니 실수나 에피소드가 꼭 생길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첫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그땐 다 고등학생이었고 돈도 없다 보니 마이크 하나 제대로 없었어요. 그래서 청소년카페에서 장비를 대여해서 겨우 공연을 할 수 있었고 휴대폰 대리점에서 전기를 빌려 썼어요. 근데 제가 가져온 멀티탭이 불량이었는지 고장이 나서 대리점 전기가 다운돼버렸어요. 다행히 청소년카페 운영하시는 아저씨가 돈을 좀 보태주셔서 보상금은 마련했지만 너무 아찔했어요. 공연을 기획한 형이 나머지 돈을 메웠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버스킹에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 길거리에서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돈이 따로 필요 없다는 것. 평소에는 평범하게 알바하고 공부하던 사람들이 다 같이 모이면 특별해진다는 것. 그 특별함을 위해 똘똘 뭉친다는 게 참 좋아요. 거창한 공연이라는 개념보다는 즐기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 같아요.


#2. 작은 음감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음감회를 시작해 볼까 해요. 첫 번째 앨범 'Quadrama'에 대해 알려주시겠어요?


입대 확정이 나고 '뭐라도 만들고 가자!' 해서 만든 믹스테이프예요. 이때는 휴학을 했던 때라서 집에서도 알바가서도 가사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었어요. Quadrama는 제 생각과 감정, 일상을 담고 있고 주제가 무겂지 않은 노래들이 들어있는 앨범이에요. '이 래퍼는 이런 드라마를 쓰고 있구나'생각해 주시면 돼요. 
신나고 중독성 강한 노래들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마 군대에 가기 전이었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뇌리에 제 노래가 확 박혔으면 했나 봐요(웃음).

앨범 Quadrama


각 트랙에 대해 짧게 설명 부탁드려요.


1번 트랙 '힙합 간지남'은 힙합을 처음 접한 중학교 때 얘기, 2번 트랙 '우물'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저를 보며 쓴 곡이에요. 동아리 랩팀의 부장을 맡았었는데 그때는 '엇? 나 랩 좀 잘한다?'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웃음).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3번 트랙은 카페 알바를 하면서 느꼈던 텁텁한 일상을 담은 곡이에요.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라온 곡들에 전부 가사를 첨부해 두셨어요. 가사를 중요시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딕션이 안 좋아서 써 놓은 이유도 있는데...(웃음). 저는 음악에서 '내 이야기를 한다'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조미료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제 얘기를 풀어나가는 게 좋아요. 요즘 스웩 넘치는 가사들도 느낌 있고 트렌디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어야 진짜 예술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가장 아끼는 곡이 있나요?


제가 이 당시에 올드한 붐뱁에 빠져있었어요. 4번 트랙 '단벌신사'의 곡을 정말 열심히 썼는데 정말 옷을 못 입는 저에 대해 쓴 곡이에요. 이때 일상이 동아리 방, 알바 이 두 공간에서만 이루어졌는데 항상 옷이 똑같았어요(웃음). 가사를 쓰는 동안에도 재밌었고 완성된 가사도 저를 잘 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https://soundcloud.com/q-u-a-d-o/4vrybsjlnga0


진짜 재밌네요. 설마 똑같은 옷을 7벌 사서 하루마다 바꿔 입는 그런 건 아니죠(웃음)?


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옷도 없고 코디도 잘 못해요. 조합만 바꿔 입는데... 지금 이 옷이 사운드 클라우드 프로필 사진에 있는 옷이에요. 동아리 정기공연 때 입었던 옷인데 오늘 음감회 인터뷰를 위해 입었습니다.

네. 뭔가 뜻깊은 의상이네요(웃음).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곡도 재미있었어요.


아, 마지막 곡은 보통 남자들은 1학년 끝나고 군대에 가잖아요. 그때 딱 군 휴학을 하면 1학년도 2학년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돼요. 1학년이 Fresh man, 2학년이 Sophomore인데, 저는 그 중간에 있는 이상한 존재다 해서 제목을 'Freaky man'으로 지었어요.


https://soundcloud.com/q-u-a-d-o/freakyman


'내일로 내일로 하다가 진짜 열차 탈 것 같아, 집 떠나와 사라져 가'라는 가사를 보고 오~ 했거든요. '내일로'가 코레일 내일로 패스와, 점점 다가오는 입대 날짜를 말하는 거고, 그 내일로 때문에 열차 탈 것 같다는. 하지만 그 열차는 입영열차라서 집을 떠나오는. 크!


감사합니다. 근데 거의 억지로 쥐어짜 내다시피 만든 펀치라인이에요(웃음). 멋있는 펀치라인은 안 나오고 유쾌하고 웃긴 것들만 나오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펀치라인 어려워요(웃음). 다음 믹스테이프로 넘어가 볼까요?


이건 믹스테이프라고 할 수는 없고, 군대에서 쓴 가사를 녹음해서 모아둔 것뿐이에요.

앨범 '2번째 휴가'

그럼 '휴가 기념 앨범'이라고 불러야겠네요. 휴가기간도 짧을 텐데... 휴가 나오면 놀고 싶지 않나요?


휴가기간은 6일이었고, 다 놀고 딱 복귀 하루 전 날 동아리 연습실에 가서 녹음을 했어요. 그래서 앨범의 뒷 곡으로 갈수록 목이 쉬어요(웃음). 후반부에 힘이 달리고 믹싱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곡들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제 얘기가 많이 들어있어요.


진심이 듬뿍 담긴 가사들이 너무 좋았어요!  3번째 트랙  'What Should I Do'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내 침대 위보다 한 칸짜리 화장실에 혼자일 때가 더 많네. 그 안에서 What should I do'. 진짜 딱 군대에 있을 때의 뭔가 갇혀있는 느낌이 다시 느껴졌어요.


가사를 따로 연등해서 쓰지 않고 보통 화장실에서 썼어요. 사지방에서 비트를 듣다가 괜찮은 곡이 있으면 BPM과 느낌을 대충 외워둬요. 그리고 잠자기 전에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해결하고 가사를 딱 쓰면 잘 써졌거든요(웃음). 조용하고 저밖에 없으니까. 그때 가사가 잘 나왔어요.


https://soundcloud.com/q-u-a-d-o/what-should-i-do?in=q-u-a-d-o/sets/2-1


그럼 이 앨범의 모든 가사가 화장실에서 탄생했나요?


약간 냄새가 나나요(웃음)? 화장실에서 쓴 것도 있고 사지방에서 이어폰 꽂고 쓴 것도 있어요. 곡들이 시간 순서로 만들어졌어요. 첫 번째 곡 Cycle이 군대에서 처음 쓴, 가사 쓰는 데 거의 한 달이 걸린 곡이에요. 군대라는 Cycle에 갇힌 저를 '식사보다는 주유, 비누 때 낀 G-Shock, 식판이 편해 밥그릇 싸움 안 할래'등의 문장으로 표현했어요. 두 번째 곡 '18'은 저를 대표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담은 곡이에요. 여러 곡을 작업했지만 저를 대표할 18번이 없더라고요. 


https://soundcloud.com/q-u-a-d-o/cycle


마지막 컴백은 너무 익숙한 비트여서 반가웠어요!


네. 서태지의 Come Back Home 비트에다 쓴 곡이에요. 전부터 이 비트를 쓰고 싶었는데 테이크원이란 가수가 써서 감히 다시 건들 수가 없었어요. 이 곡을 쓸 당시에 책을 많이 읽었어요.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적인 책을 많이 읽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사도 좀 난해해요(웃음). 


https://soundcloud.com/q-u-a-d-o/come-back


#3. Collaboration


지금까지 융님이 만든 곡의 음감회가 끝났습니다. 과거를 돌아봤으니 미래를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음악생활을 하실 계획인가요?


일단 무사히 전역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버스킹 공연을 위주로 하면서 믹스테이프 작업을 꾸준히 할 것 같아요. 전역을 했으니 조금 쉬는 시간도 가져야 할 것 같고요. 또 제가 목소리로 무언갈 하는 걸 좋아해서 성우 쪽으로도 관심이 있어요. 학원에 등록을 해서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아보고도 싶어요. 만약 쇼미더머니8이 진행된다면 꼭 참여해볼 생각이에요. 

버스킹 래퍼를 무시한 발언이 나온 곳이 쇼미더머니 아닌가요(웃음)?


네. 그래서 저는 버스킹 래퍼라는 걸 당당하게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물론 '방송'이라는 매스컴을 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억지로 이슈를 만들어 내는 부분도 있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1차만 붙어도 실력이 인정되는 거잖아요. TV에 나오고, 우승하고, 이슈가 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래퍼와 프로듀서 앞에서 인정받는 게 큰 의미일 것 같아요. 또 그들에게 피드백을 좀 받고 싶기도 하고요.


맞아요. 발전에 제일 좋은 영양분은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이죠. 오늘 같이 작업할 곡의 주제를 융님이 직접 정해주셨어요. 이번 곡에선 어떤 이야기를 풀고 싶었나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다른 신경 쓰이는 것들을 버린다'라는 주제고 제목은 'Delete'으로 정해봤어요. 번개곡이니만큼 가벼운 주제로 하고 싶었는데 조금 무거운 얘기가 됐네요.


융님은 하고 계신 음악에 대한 소신을 지키려는 가사를 쓰셨다면, 저는 저의 삶 자체에 초점을 맞춰봤어요. 그럼 녹음 시작해 볼까요??

https://youtu.be/AW25x-BsI_Q

[뮤지쿠스 패밀리 x 일꾼] Delete - Quadie O & 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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