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바베큐

by 아스파라거스





2025년 8월 13일 오후 2:41 분의 일기



뼈가 부러져 대학병원에 왔다.

영상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내 시선이

누운채로 실려가는 할아버지를 쫓아갔다.

할아버지의 야윈 얼굴에 거뭇한 기미들이

별자리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갑자기 늙는다는 것이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나이를 먹고 더 많은 경험과 지혜를 얻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오히려 즐거운 일이라 생각했는데

생에 끝자락에 서 있을 나의 모습이

도무지 그려지지가 않아,

그때의 나는 더이상 꿈을 꿀 미래가 없다 느끼겠지.

살아왔던 삶과 행복했던 시간들이 전부 덧없이 느껴지지는 않을까.

왠지 눈을 두어번 꿈뻑하면 눈 앞에 다가와있을 것만 같다.

초등학생 때의 나는 지금,

서른을 코앞에 둔 나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대학병원에 크롭탑을 입고 검은 매니큐어를 칠갑한 나를...

근데 또 모르지.

70살이 된 나는 한국이 아닌 어딘가의 나라에서 코리안 바베큐를

운영하고 있을지...

..

재밌겠는데..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나의 인생이 덧없지 않았음을

자글한 주름 속에 별자리처럼 내려앉은 기미가 빛나는

미래의 나에게 전해주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