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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영 Jul 03. 2022

스마트 디바이스 유형에 따라 사용자의 행동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본인들의 사용 맥락에 맞는 디바이스를 사용한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행동 양식을 겨냥하여 여러 IT 회사에서는 앱/웹 애플리케이션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디바이스를 생산한다. 세상의 스마트 디바이스의 유형은 현재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Stationary computers (e.g., laptops and desktops)

랩탑이나 데스크톱 사용 환경에서, 사용자들은 주로 정적이고 긴 시간 동안 집중을 요하고 복잡한 작업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 작업이 복잡할수록, 사용자들은 의도적으로 해당 작업에 집중하려 하고 그 외 작업들을 외면하려 한다. 다시 말하면, 이 유형에 해당하는 디바이스들은 주로 동시에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것(multi-tasking)보다는 연속적인 작업을 순서대로 하는 것(serial-tasking)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디바이스 유형들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크기의 디스플레이는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사용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그 정보를 충분히 소화(process)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포함한 각종 주변 기기들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것을 한층 쉽게 해 준다. 특히 이러한 입력 기기들은 정확하고 풍부한 피드백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당신이 마우스나 키보드의 버튼을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이는 사용자들이 컴퓨터와 좀 더 복잡한 형태의 인터랙션(드래그 앤 드롭, 다중 선택, 다양한 조합의 단축키 등등)을 가능하게 한다.


Tablets

태블릿은 거의 대부분(mostly) 정적인 상태나 자세에서 사용된다. 혹여나 이동 중에 사용하더라도, 사용자는 때때로 디바이스를 사용하기 위해 정지하곤 한다. 또한 태블릿을 통한 작업들(tasks)은 주로 짧은 지속 기간과 연속적인 작업과 멀티태스킹이 혼합된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사용자들은 20분 동안 카페에 앉아 뉴스를 읽고 주변 맛집을 찾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유튜브를 시청할 수도 있다.

태블릿 또한 상대적으로 커다란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는 stationary computers와 같이 많은 정보를 리뷰하는데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과 가상 키보드에 의존하기 때문에 마우스나 키보드와 같은 주변 기기가 가지고 있는 정확성과 피드백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정보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것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경우, 적응형 디자인 (adaptive design)을 통해 사용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서 적응형 디자인이란, 쉽게 말해서 사용 맥락에 따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인터페이스(키보드의 종류나 버튼의 형태, 위치, 인터랙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Smartphones

스마트폰은 주로 멀티 태스킹과 이동 중에 사용되며, 짧은 기간의 단순하고 더 특화된 작업을 실행하기에 적합하다. ‘내 손 안의 컴퓨터’를 통해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궁금한 정보에 쉽고 빠르게 접근이 가능해졌다. 주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다른 작업을 위한 보조적인(support) 수단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가장 가까운 카페로 가는 길을 찾거나, 늦은 밤 택시를 잡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즉, 이 디바이스 유형과의 인터랙션은 즉흥적이고 산발적(spontaneous and sporadic)이다.

이 유형이 가진 작은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는 한 번에 현저히 작은 양의 정보만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이 디바이스와의 인터랙션은 작은 스크린 내에 작은 키보드와 작은 버튼들로 행해지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한 편에 속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사용 환경에서의 인터랙션 시퀀스는 상당히 짧고 단순해야만 한다. 인터랙션을 최소화하고 사용자가 현재 행하고 있는 작업을 빠르게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UX 기획자나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사용 맥락에 따라 가능한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Internet of Things devices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된 크고 작은 이 유형의 디바이스들은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우리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이 유형은 주로 단일의 목적만을 위해 설계된다. 이 디바이스들은 사용자와 아주 가까이 있을 수도, 혹은 멀리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화장실이나 집 안을 오고 갈 때 자동으로 불을 켜주는 디바이스들은 사용자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에 속한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기기들과 세팅 이외에는 이러한 디바이스를 직접 마주하지도 조종하지도 않는다. 다른 한 편으로는 AI 스피커와 같은 디바이스들은 사용자들과 가까이 있는 편에 속한다. 언제든지 사용자와 마주해 인터랙션 할 수 있고 일상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유형의 디바이스들 또한 어려운 인터랙션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사용자들로부터 먼 디바이스의 경우는 인터페이스가 아예 없거나 가상의 인터페이스만을 가진 경우도 있다. 마치 어딘가 설치해 둔 IoT 디바이스에 접근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만을 사용하는 것처럼. 혹은 매우 작고 낮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나 기계적인 인터페이스, LED를 활용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 유형의 디바이스들은 최소한의 전력 소모를 통해 오랜 수명의 배터리를 유지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최소한의 귀찮음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 상상해봐라. 아무리 똑똑하고 당신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해도 일주일에 한 번 배터리를 갈아야 한다면, 그것만큼 끔찍한 경험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유형의 인터랙션은 다분히 암시적(implicit)하다. 단순히 집에 설치된 빛 감지 센서는 집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암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유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이들이 서로 공유된 혹은 연결되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들이 매우 개인적인 성격을 가진다면, IoT 기기들은 공유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거나 각자의 선호가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해당 디바이스의 사용 맥락에 따라 디바이스 설계와 이와 연동된 앱/웹의 혼합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디바이스의 물리적 형태의 차이는 사용자들이 해당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환경부터 소비하는 정보와 사용 목적의 차이를 형성한다. 위와 같은 차이를 인지하는 것은 UX직군으로서  디바이스의 사용 맥락에 따른 GUI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양화될 디바이스 자체를 기획하고 설계할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이러한 행동 양식의 차이가  디바이스의 기획 단계에서 기획된 것인지, 혹은 다양한 디바이스의 경험을 통해 사용자들이 스스로 형성한 것일까? 스마트폰을 처음 만들  혹은 태블릿을 처음 만들  기획자들은 어떤 사용 양식을 기대했을까?


최근에는 위 디바이스 유형을 구분 짓는 경계를 넘나드는 디바이스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통해,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또한 삼성의 덱스 기능, 애플의 아이패드, iPad OS, 주변 기기와의 연동 및 확장성 등은 단일 기기로 다양한 사용 맥락에 적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유형의 디바이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하이브리드의 약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적인 성격은 아직 각각 특화된 사용 환경을 마련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이 부분을 공부하고 글을 적으면서 한편으로 너무 기쁜 마음이 들었다. 현재 내가 관심 갖고 공부하는 하드웨어 디바이스 분야가 아주 유망하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랬다. PC가 등장하고, 수많은 웹사이트가 생겼다. 그러던 중 몇 개의 웹사이트는 IT 공룡 기업이 되었으나 나머지는 닷컴 버블과 함께 사라졌다. 그 이후엔 기술의 발전과 함께 PC가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손 안의 작은 PC인 스마트폰을 등장시켰고, 현재 수많은 앱들이 생기고 있다. 이들 중 몇몇은 유니콘 기업이 되거나 투자받지 못해 무산된다. 이 단계는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파도가 지나가면 다음은 무엇이 될까?


나는 개인적으로 다음은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다양화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AR/VR, AI를 외친다. 물론 이 말도 맞다. 하지만 현존하는 디바이스 유형들은 아직 AR/VR, AI를 품기에 최적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AR/VR,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가치와 사용경험을 담기 위한 많은 시도 속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PC의 다양화가 스마트폰이 된 것처럼. 내가 감히 그 흐름을 미리 포착한 걸까? 아니면 다들 아는 사실을 깨달은 것 마냥 떠드는 걸까? 물론 아무도 미래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믿고 그리는 미래는 이렇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UX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바이스들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선두 주자가 되고 싶다.



레퍼런스

https://www.interaction-design.org/courses/mobile-user-experience-design/lessons/1.3

https://www.searchenginewatch.com/2014/02/27/responsive-design-vs-task-oriented-ux-design/

https://books.google.co.kr/books/about/Designing_Connected_Products.html?id=hv1xCQAAQBAJ&printsec=frontcover&source=kp_read_button&hl=en&redir_esc=y#v=onepage&q&f=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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