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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vertheless Mar 03. 2022

철학자 코스프레. 3

말말말 말의 말로.

모든 게 말 뿐이다.


말로는 세상을 구할 수도, 열렬한 사랑을 쟁취할 수도, 누구보다 건강한 기준을 가진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긍정적 표현으로 포장된 말이라고 할지라도. 말은 뱉어내는 순간 태어나며 죽는다.


매일같이 입을 놀린다.

입만큼 쓰잘 때기 없는 신체부위가 또 있을까 싶다.


뱉어낸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렇기에 무로 돌려놓는 방법마저 간단하다.


1. 모르쇠를 일관한다.

2. 기억을 조작한다.

3. 위기를 넘기기 위해 주제를 교묘하게 바꾼다.

4. 상대방의 결점, 약점으로 위기를 탈출한다.

5. 입으로만 미안하다고 우선 뱉는다.

6.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7. 단절이라는 방패를 사용한다.

8. 이유와 근거를 빙자한 핑계를 댄다.

9. 지금 이 순간 구라로 위기를 탈출한다.

10. 10개를 채우면 있어 보일 거 같아서 우선 빈칸을 채운다.


이러한 말말말이 쌓이고 쌓여 하나의 기준이 되고 문화가 되었다. 이제 말로 사람을 죽인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시대는 이제 그것을 가스 라이팅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오늘도 말만 하고 있는 그대여. 자신을 바꾸길 바라지만 여전히 말 뿐인 그대여.


이 글을 읽으면서 찔리는 부분이 있었는가?




나는 이미 온몸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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