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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츠나베 Jul 22. 2015

카페의 시작

부산 카페 이야기

내가 처음 ‘카페’라는 장소에 간 것은 아마 고등학생 시절. 시골이었던 우리 동네에 요즘에는 흔한 프렌차이즈 카페가 하나도 들어오진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갔던 곳은 카페와 다방 사이에 있는 애매한 장소였다. 아메리카노는 없지만 블랙커피와 블루마운틴은 있고, 뻥튀기를 서비스로 내주는 특이한 장소. 그리고 다방 특유의 푹신하고 다른 자리가 보이지 않는 높은 의자. 하지만 다방이나 카페보다는 ‘찻집’이라 불러도 괜찮은 건전한(?) 장소였고, 우리는 처음으로 그런 곳에서 커피를 사마신 다는 사실 자체에 들떠 있었다. 게다가 어디서 본 건지 커피를 시켜놓고 한다는 게 노트를 꺼내서 그림 그리기. 혹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꺼내 들고 독서에 열중하기(혹은 열중하는 척 하기). 그게 고등학생 나름의 허세가 아니었을까 하면서도 동시에 그때부터 변하지 않는걸 보면 그냥 그게 나에게 맞는 것 같다.


두 번째 경험도 마찬가지로 아직 고등학생일 때. 시외버스를 타고 40분이나 걸려 도착한 옆 도시 영화관에서  겸사겸사 시간을 때우기 위해 건물에 붙어있는 할리스에 갔다. 아마 인생 최초의 프렌차이즈 카페가 아니었을까 하는데, 얼마나 긴장했는지 네이버 지식인으로 ‘카페에서 주문하는 법’을 검색까지 해서 갔는데도 점원이 되묻는 말을 못 알아들어 5번 이상 ‘네?’를 반복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었다. 시간이 나면 PC방 밖에 모르던 1학년 시기를 넘어 군대를 다녀오니 머리 속에 ‘카페’라는 섬이 생겼다. 마침 대학가도 카페 붐이 일어서 매달 새로운 카페가 생기는 수준에 이르렀고. 500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나 1500원에 대형 사이즈를 판매하는 카페. 2000원 정도로 느긋하게 앉아서 마실 수 있는 카페. 그야말로 카페의 홍수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카페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정확하게는 경성대 부경대 역을 중심으로.

비정기적이겠지만 가능한 꾸준히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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