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은정 Jan 04. 2019

책 추천 [이상한 정상 가족] - 김희경

                                                                                                                                                          

"세상에는 많은 끔찍한 일들이 있지만 그중에 가장 끔찍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아빠, 엄마, 선생님을 두려워하는 일이다."

-야누시 코르차크-


"어른의 책무는 아이들에게 폭력이나 협박, 위협에 기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며, 정부의 책무는 비폭력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게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책 [이상한 정상 가족] 中에서-


이 책은 처음 제목을 발견하자마자 저자에 대한 정보도 없이 무조건 구입한 책이다. '정상'이라는 단어가 갖는 엄청난 차별과 배제를 익히 알고 있기에 평소 관심이 많은 '가족'과 '정상'이라는 단어의 결합 그리고 그 앞에 붙여진 수식어 '이상한'. 더없이 반가운 책 그러면서 아 내가 이런 책을 썼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선망의 눈으로 책을 구입했다. 

지금 정재승 교수의 책 [열두 발자국]과 멀티로 읽고 있는데 두 책 모두 두번째 읽고 있는 책이다. '곧 다시 읽고 싶은' 두 책을 곧 다시 읽고 있는데 역시 좋고, 처음 읽을 때 발견하지 못한(빨리 읽어서 소화시키고 싶은 욕심에 속독으로 읽었던 것 같다) 것들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고 있다.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후다닥 들어와서는 

"엄마 없는 사람 손 들어봐. 하나 둘 셋"

"자, 그럼 아빠 없는 사람 손 들어봐. 하나 둘 셋 넷"

이 장면이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특히 그때 손을 든 아이들과 어디 둘 곳을 몰라 눈길을 돌리다 마주친 아이들과의 그 오묘한 눈빛이 생생하다. 담임 선생님은 그때 황급히 '결손가정'을 조사한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손을 들고 안 들고 있는 순간 결손가정의 친구들과 '정상가족'의 친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게 참 우스운 것이, 좋을 때는 괜찮았거나 어색한 정도였는데 꼭 싸울 때는 그 정보가 무기가 되었다.

"확, 엄마도 없는 게!!"

"아빠도 없는 주제에 까불어."

엄마가 없고 아빠가 없는 아이들은 까불거나 덤비는 자격이 안되는데 그런다는 의미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논리에 맞는 말이라고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위축되거나 오히려 화를 내며 "그래 나 엄마 없다. 어쩔래?" 광폭 지점이 되어버린다. 둘 사이의 싸움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그 정보가 그렇게 활용되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참 이상하지만 그때는 대화를 주고 받는 서로나 지켜보는 아이들에게 조마조마한 큰일이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죄다 4인 가족이었다. 아빠, 엄마, 누나, 동생. 자녀들의 성별은 반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고 그림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히 간과된 것이다.

'가족'이라는 단어만큼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단어가 또 있을까? 저마다 다르고 저마다 사연이 깊은 그런 단어. 그런 감정과 사연에 '정상'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딱 나올 때 딱 좋은 제목으로 나와준 책에게 감사하다.

이 책도 [인종주의], [말이 칼이 될 때]와 함께 이번 달 우리 한국청소년센터 매니저 그룹 독서 책으로 선정 확정!!                                              






















작가의 이전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의 명언에 동의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