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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딸기체리수박 Jul 04. 2023

모태솔로 둘의 소개팅, 그 결과가 궁금하다

다행이다...

 아영이는 소개팅이 끝나자마자 나를 삼신할매라고 했다. 도대체 김지훈 님과의 소개팅이 얼마나 괜찮았길래 나에게 삼신할매라고 한 걸까?


 나 - 어땠어? 전화 가능?


 이건 카톡으로 할 얘기가 아니었다. 당장 통화를 해야 하는 사안이었다. 난 소개팅이 어땠는지 빨리, 더 자세히 듣고 싶었다. 그리고 아영이도 소개팅 이야기를 빨리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전화 가능하냐는 카톡 한 줄에 바로 전화를 해준 것을 보면 말이다.

   

  아영이와 소개팅남 김지훈의 첫 만남은 꽤 괜찮았다. 서로 이성을 만난 적이 많지 않아 대화가 원활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그래도 지훈님이 아영이에게 애프터까지 한 것 보면 만남이 꽤 괜찮았다는 뜻 아닐까?


나 - 야 그래도 애프터까지 한 거면, 잘 된 거네! 잘했네!

아영 - 현주야, 나 진짜 엄청 떨렸는데 그래도 좋았어. 넌 내 삼신할매야


 자꾸 반복되는 할매라는 말에 약간 뜨악하긴 했지만, 아영의 기분이 좋아 보여 안심됐다. 


 나 - 좀 더 자세히 말해봐. 무슨 얘기했어?

 아영 - 몰라. 나 지금 하나도 기억도 안 나. 내가 뭘 말했는지. 뭐 어땠는지.

 나 - 기억이 안 난다고? 지훈님은 사진이랑은 비슷하게 생겼어?

 아영 - 그렇긴 한 거 같은데... 진짜 나 기억이 안나! 기억이


 방금 전의 소개팅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아영이. 내가 지금까지 알던 아영과 소개팅 직후의 아영은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참 신기하다. 나랑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면서 이렇게 흥분한 아영이의 모습을 몇 번이나 봤을까?


ps. 

그다음 주, 소개팅의 또 다른 주선자 박과장을 만났다. 업무차 회의를 위한 만남이었지만, 우린 업무보다 더 중요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박과장님, 소개팅 얘기 들었어요?”

 “아, 들었죠. 진짜 우리가 사람 하나씩 살린 거 같다니까요?”


 박과장 이야기를 들으니, 소개팅남도 이번 소개팅을 위해 아영이 이상으로 준비한 것들이 많다고 한다. 회사 직원들은 모두 발 벗고 ‘괜찮은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했단다. (이로써 소개팅에서 프로필 사진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증명이 되긴 한 것 같다.) 


 여직원들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옷 스타일’을 추천하며 함께 쇼핑까지 했다고 한다.

 둘은 꽤 멋지게 소개팅 첫 만남을 끝냈다. 다음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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