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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제생맥주 Nov 14. 2021

드디어 굴러 들어온 복(2)

내가 복이 많을리 없잖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주머니에 우연히 들어있어 발견한 로또가 당첨되었다면 이런 느낌일까. 


도무지 어떻게 대박이 난 건지 알 수 없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베트남 시장의 뜨거운 관심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갔던 가맹점 브로셔와 가계약서는 이미 첫 날에 모두 동이 났다. 


박람회를 끝나고 한국으로 복귀한 지 일주일, 그는 서둘러 다시 베트남 출국일정을 짜야했다. 현지로부터 연락이 뜨겁게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사업가 기질 때문이었을까,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다신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는 박람회 마지막 날 베트남에서 가맹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되었다.




"내가 뭐랬어, 대성공이야 대성공!"


베트남 진출을 추천했던 박 씨는 오씨에게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자신에게 동아줄을 내려줄 지인에게 어느 정도의 지분을 나눠줘야 할까 행복한 고민이 되었다.


매일매일 가맹점 개설 계약서를 쓰고 현지 상황을 파악하느라 밤에는 지쳐서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되면 베트남으로부터의 연락이 쌓여있었다. 문득 확인한 통장의 잔고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돈이 쌓여있었다. 도무지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게 지금, 성공이라는 걸 내가 하고 있는건가?'


자신은 복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다들 그렇게 해외 진출을 위해서 수 년의 공을 들인다고 하는데, 왜 자신에게는 모든 일이 쉽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오씨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모든 고난과 역경이 해외 진출 성공의 밑거름이었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듯 경사가 생기면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은 땀 흘렸던 한 순간으로 기억이 농축된다. 


겸손했던 오 씨는 그가 겪는 모든 것이 과분하게 느껴져 금방 사라질 것만 같았다






모든 역량을 해외에 집중하여도 인력이 모자랐다. 베트남의 지인을 통해 현지인을 고용해서 이런저런 잡일들을 처리했지만, 아무래도 체계가 없었다. 결국 한국의 사업을 일단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가야겠다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오씨가 베트남 출국을 위해 하루를 남긴 날, 베트남 현지의  A 투자법인이 오씨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다며 박 씨의 연락이 왔다. 



"A 투자법인이라고 알아? 걔네가 너가 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A 투자법인은 베트남 내에 최근 수익성이 좋은 스타트업에는 상당부분 개입된 회사였다. 그들은 될 만한 기업을 골라 투자를 하고 지분을 통해 수익을 가져갔다. 최근에는 해외 기업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자세히 알아보니 심지어 그들은 국내 코스닥 상장 법인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들은 오씨에게 자신들이 사업에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하며, 자신들의 기존 거래처나 인맥을 이용해서 가맹점을 더 크게 늘려보자고 제안을 했다. 그들은 파이를 더 크게 키워 나누면 결국 혼자 만드는 파이보다 클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제안이었다.


그렇지만 해외 투자자와 동업을 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승낙할 수 없는 문제였다. 만약 잘못된다면 베트남에서 소송을 할 것인가, 고소를 할 것인가. 오씨는 일단 승낙을 보류한 상태에서 출국길에 올랐다.



그는 공항에서 새로 뽑은 현지인 직원을 만나 신규 가맹점에게 교육을 할 예정이었다. 



공항에 도착한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직접 택시를 불러 목적지에 도착을했고, 신규 가맹점 주소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지 직원에게 연락을 했지만, 신호음만 갈 뿐 받는 사람이 없었다. 얼굴이 하얀 외국인이 닫힌 문 앞에서 이러저리 우왕좌왕 하는 것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다. 


그들은 무언가 말을 했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손짓 발짓과 영어를 섞어 이 상점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그들이 알아 듣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찌는 더위 속에 어지러워 저절로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그가 천막 아래 주저 앉아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서 영어로 말을 걸었다. 그는 서툰 영어로 주인의 행방을 물었다.



 "여기, 주인 누구에요? 전화번호 알아요? 어디갔어요? "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지만 약간의 각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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