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내려 쌓이면, 홍이삭-
직장맘에게 퇴근은 또 다른 출근이다.
새로운 일터에서 아이들이 낮 동안 흩트려 놓은 그릇을 씻고, 저녁 준비를 한다.
우리 집 막내 고양이의 밥그릇과 화장실을 살핀 후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 자유시간이다.
자유시간 = 이삭 줍기 시간
이삭 줍기?
나의 아티스트 홍이삭이 그동안 뿌려 놓은 여러 활동을 찾아보는 것을 팬들은 그의 이름 이삭과 줍기를 붙여 이삭 줍기라고 표현한다. 어쩜 이름도 잘 지었다.
이삭 줍기 시간에 나는 팬들이 공연을 다니면서 찍어 올린 라이브 직캠 영상을 보거나 방송에 나왔던 영상들을 주로 본다. 다른 가수들도 그렇겠지만 노래를 부르기 전의 몰입하는 모습과 노래하는 중의 몸짓과 표정, 노래를 마친 후의 감정처리 등 아주 작은 부분까지 진심을 담는 모습에 나도 같이 집중하게 된다.
라이브이기에 조금씩 음이탈이 나기도 하고 음정이 떨어지기도 한다. 음악을 전공한 남편은 음원이 흘러나오길 바라지만, 나는 라이브 영상을 보며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는지 굳이 라이브를 듣는다. 그러면서 "홍이삭의 노래는 마음으로 듣는 거야."라고 한다.
마음으로 듣는 노래
경연방송에서 들은 노래들은 우리가 흔히 들었던 유명한 노래를 가수가 편곡하여 자신만의 노래로 만들어 부른다. 심사평 중에 '빌드업을 잘한다.', '노래 하나에서도 서사가 있다.' 있는 것처럼 노래 안에 스토리가 있고, 경연방송 처음 나올 때부터 마지막 회차까지 하나하나 이야기를 쌓은 것이 노래로 표현되었다.
그가 편곡하며 그렸던 이야기들을 내 마음에도 그려보며 그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노랫말과 음률에 기대어 그의 비슷한 감정을 가졌던 내 마음을 위로한다. 그의 노래들이 마음에 하나씩 쌓이기 시작했고 나는 그의 음악으로 내 삶의 희로애락을 위로받고 있다. 이 모양, 저 모양의 삶의 모습에 맞는 노래들이 많지만 홍이삭의 노래 중 [마음이 내려 쌓이면]이라는 노래가 나에게 스미었다.
[마음이 내려 쌓이면]
작사: 홍이삭, 이강희
작곡: 홍이삭 전용준
편곡: 전용준
할 말이 너무 많아서
한마디 말도 못 하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하늘만 보다가 널 떠올리곤 해
모르게 부는 바람에
묻어온 구름 사이로
살며시 네가 내리면
아무렇지 않게 널 만나러 갈게
너를 볼 수 있을까
따뜻한 네 모습을
오랫동안 기다리던 이 계절이
우리에게 오길
소리 없이 그대가
마음에 내려 쌓이면
조용히 널 바랄게
포근하게 너를 안아 줄게
사랑할게
너는 알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할까
오랫동안 기다리던 이 계절에
우릴 그려 본다
소리 없이 그대가
마음에 내려 쌓이면
조용히 널 바랄게
포근하게 너를 안아 줄게
사랑할게
직캠 영상을 계속 보니까 나도 나도 꼭 저 공간에 가서 두 눈과 두 귀로 보고 듣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싱어게인 3 전국 콘서트가 있으니 우선 그것부터 티켓팅해 봐야지. 직접 들으면 또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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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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