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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캄캄 Jan 18. 2021

a new life - Angela He

모바일 게임 차트 둘러보기

(주의!)

안녕하세요. 덕질하는 기획자 해캄입니다.

생각보다 쓸데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기획적 인사이트를 원하셨다면 죄송합니다;)





1인 개발자 Angela He

LGBT게임과 놀라운 그의 사업적 행보에 대해서

'a new life' 스토어 이미지

살다 보면 계속 어디선가 마주치게 되는 이름이 있다. 나에게는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게임 개발자인 안젤라 히(Angela he)가 그렇다. (이렇게 발음하는 것 맞으려나ㅠㅠ)


이번 글은 그 사람의 아티스트적 면모를 볼 수 있는 게임 두 가지와, 사업전략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서비스 런칭 이력에 대한 글이다.



첫 만남.  <부재중 메세지> 


처음 이 이름을 만나게 된 것은 게임 <부재중 메세지>라는 게임을 통해서였다. (Thanks to. 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사실 더 이전도 있었으나 그건 좀 있다가.


https://youtu.be/-ZrBSZKWZf0

게임 트레일러

플레이해보고 싶다면? 클릭하면 스팀으로 이동



이 게임은 Ludum Dare 게임 잼(정해진 시간 안에 제시된 주제로 게임을 만드는 행사)에서 “your life is currency”를 제시어로 제작된 게임이다. 안젤라 히(Angela he)는 한정된 시간 동안 재정이나 금융에 관한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걸 보고 했던 생각은 '와, 고집 있다.' 정도였다. 무드 있는 아트와 밀도 있는 스토리 진행이 취향인 나지만 자본주의에 찌든 뇌구조를 가지고 있던 2년 전의 나는 그저 이 사람을 하나의 아티스트형 게임 디자이너로 치부하고 말았다. 




그리고 <a new life>


그러다 오늘(2021년 1월 9일), 미국 애플 스토어 차트를 보고 있는데, 뭔가 어색한(?) 그러나 눈에 띄는 앱 아이콘이 유료 게임 차트에서 보이는 게 아닌가! 심지어 첫 글자가 대문자도 아닌 채로.(이건 이 사람이 스토리 기반 게임을 만들 때 쓰는 규칙인 것 같다.) 


예쁜 여자/남자 둘이 입술을 맞대고 있는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문구 출처: 트위터)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도 아니고 대중성이 더 높은 모바일 게임 차트에서 보는 건 흔치 않기도 하고 조금 기쁜? 일이다. 하지만 이 기쁨은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냥 수긍하게 되었다. 


'자, 누가 게임 판을 흔들러 왔는지 볼까?' 하는 생각으로  게임 정보를 봤는데 'Angela He'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아.. 이 사람이야? 그래 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a new life 앱스토어 카테고리 랭킹 추이.그냥 높았구나.. 정도만 느끼시면 됩니다.(출처: Sensor Tower)



2020년 5월에 출시했고, 3달러에, 모든 플랫폼 통틀어 23,000건 정도 다운로드가 일어났으니, 수수료 제외하면 5천만 원 정도 벌었다. 흠, 부럽다. 




(잠시 변명)

물론 차트 순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아서 아마 여러분이 보는 스토어에서는 안 보이고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나야 순위 변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아래쪽 차트를 보니까... 발견했지만... (차트 순위로 어그로 끌어서 미안합니다. 딴 거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그리고 엄밀하게 말하자면, 세부 장르 차트에서 유료 게임 순위에 드는 게임들은 일반적으로 시장성이 있는 게임들과는 결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참고를... 아냐 난 미안하지 않아 이 글은 덕질존에 올릴거니까




부러운 거야 뭐 둘째치고, 더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의 행적을 하나하나 밟다 보니 더 놀라운 점을 찾을 수 있었다. 하나는 내가 <부재중 메세지> 보다 더 전에 Angela He를 만났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사람의 서비스 런칭 시기와 순서가 매우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게임 런칭 전략?


1. 진짜 첫 만남 - <Live Portrait Maker>


Angela He를 처음으로 만난 이야기를 짧게 하고 넘어가자면, 나는 2019년에 일명 '화장 지우는 게임'을 기획하고 있었다. 물론 완성되지는 못했고, 이는 2020년 계획으로도 이어졌지만, 역시나 실패했다.(TMI로 다이어리 사진도 첨부하고 싶지만 참는다.)


그 시기에 레퍼런스로 삼기 위해 어릴 적 하던 쥬니어네이버 게임부터 시작해서 요새 애들이 하는 엘사 화장하기 게임까지 여러 가지 화장 게임들을 플레이했는데, 그중 가장 잘 만들었고 내 게임 타깃이었던 15-35세 여성에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임이 바로 <Live Portrait Maker>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게임은 Angela He의 작품이다.(구글 플레이, 애플스토어에서 플레이 가능)


Live Portrait Maker App Store 캡쳐. 남자 편도 있다.




이거 말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주절주절했는데, 처음 <부재중 메세지> 게임을 보고 나서는 이 사람을 게임에 열정이 넘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사람이 여러 서비스들을 런칭하는 것들을 보고선  이 사람이 사업적으로 정말 감각이 있거나,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뭐, 결론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그렇게 보이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뭐, 어쩌겠어)



Angela He 프로젝트 이력


1. Live Portrait Maker 여자 버전, 남자 버전 연달아 런칭으로 인기 + 매출 상승 - 여자 버전 스토어 매출만 20만 불 (2018.04~2018.09)

2. 게임잼을 통한 작품성 있는 게임 <missed messeages> 출시, 이때 명예 + 팬덤 형성(2019.05~2019.06)

3. 형성된 팬덤 기반 굿즈 샵 운영(현재도 옷, 스티커 등등을 판매 중임)- 현재까지 5만 불 정도 매출(2019.03~)

4. 자본금을 기반으로 작품성 있는 두 번째 게임 <a new life> 런칭. 해당 게임으로 매출 만들어냄.(2020.05~)



이걸 보면서, 이 사람은 고집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사업 기획에도 끝내주는 사업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선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도, 그게 성공하고 있으니 대단하다고 생각될 수밖에!


요즘 사피바칼의 책 [룬샷]을 읽고 있다.

혁신을 담당하는 제품인 룬샷과, 매출 담당하는 제품인 프랜차이즈를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냐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이 사람은 혼자서도 그걸 잘 해내는 것처럼 보여 되게 놀랍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달까. 


물론 하나의 프로젝트를 개발할 때 드는 비용을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이익을 추정할 순 없으나 1인 개발이라는 점, 인디 게임씬이라는 점 등을 생각할 때 아마 충분히 만족할만한 상태이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리고 더 놀랍고, 부럽고, 중요한 건, 이 사람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고, 게임회사 Zynga 인턴(스토어에 검색해보시라, 아마 회사 이름만 몰랐지 모바일 게이머라면 한 번쯤은 본 게임들이 즐비할 것이다.), 최근 2년 동안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에서 여름 인턴을 한 찐 똑똑한 젊은이다. 쩝..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이구먼!






아, 한 사람의 행보를 들여다 보는 건 진짜 재밌는 일이다.

언제 한 번 꼭 만나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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