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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 Jan 16. 2021

미술관에 가는 대신 책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동서양 명화 감상의 또 다른 방법-데칼코마니 미술관(전준엽 저)





창의 융합 인재.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인간형이며,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상으로 많이 거론되는 단어이다.


"데칼코마니 미술관"은 '창의'와 '융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결과물로 보인다.


창의성이라는 자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또다른 유를 창조하는 것이므로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미술을 융합시키고자 노력했다는 점에서 창의성을 잘 실현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얼마전 읽은 예술 분야의 책이 '뉴턴의 아뜰리에'였는데, 미술과 과학의 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던 책이다. 다만 그 책은 화제성만큼 만족감을 주지 못했는데, 과학자가 미술에 대해, 예술가가 과학에 대해 '나 이만큼 알아요' 하고 자기홍보를 하는 느낌이 들었고, 제시어 말고는 공통된 점이 없었다는 점에서 제대로 '융합'하지 못한 발상만 '창의'적인 책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어서 더 아쉬움이 컸을지도 모른다.


이번엔 좀더 '창의'적인 '융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나게 된 "데칼코마니 미술관"은 그 조화가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도입에서 '같은 주제로 엮을 수 있는 우리 회화와 서양 회화의 짝을 찾아 비교'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주관적 시각이 들어갔고, 짝 짓는 데 무리가 따르는 그림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이 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했다. 저자의 말대로 때로는 억지스러운 조합이 있어보이기도 했지만, 비슷한 주제의 동서양 그림을 내용, 주제, 구도 등의 측면에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저자의 생각이 모두 옳은 것도 아니고 그림마다 다른 해석이 있을 수 도 있지만, 미술에 대한 조예가 그리 깊지 않은 평범한 독자로서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간혹 주제로 묶긴 했으나 제대로 된 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굳이 같은 주제로 묶었어야 했을까 싶은 작품도 있었지만, 동서양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는 새로운 시도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주었다.


이 책은 삶, 일상, 예술, 풍경이라는 4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시 그 안에 소제목을 4가지씩 정해 총 서양화 16작품, 동양화 16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을 설명하며 사이사이 등장하는 또다른 작품을 포함하면 32작품이 넘을 것이다.


각 챕터별로 소주제에 대한 상식이나 예술적 흐름, 예술사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작가가 선정한 동서양의 대표작을 나란히 배치해 선입견 없이 감상하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다음 장부터 각각의 그림을 설명하고 맨 마지막 작품 전체의 구도와 배경, 인물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지만 명료하게 정리해 준다.


처음에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면서 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앞서 습득한 짧은 지식으로 이 그림은 어떤 구도일까, 이 인물을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등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고 설명을 읽으니 훨씬 흥미롭다.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마음놓고 못가고 집콕하고 있는 이 팍팍한 시기에 이 책을 통해 그 갈증을 조금은 풀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림을 보고 나니 직접 미술관에 가서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더 들긴 했지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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