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은 음악가나 예술가들이 길거리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버스킹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지칭할 때는 버스커(busker)라고 한다. 찾아보니 버스킹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곳은 영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원도 영국이겠다.
버스킹은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했는데, Busk의 어원은 '찾다, 구하다'라는 뜻의 스페인어 '부스카르(buscar)'이다. 거리에서 고용인, 물주 등을 찾으며 공연하거나 홍보하는 행위를 buscar라고 하였고, 그것이 거리 공연의 뜻으로 확장된 것이다.
처음 사용된 곳은 영국이지만 어원은 스페인이라고 한다.. 아마 세계패권을 놓고 영국과 스페인이 전쟁을 벌이며 서로 치고받고 싸운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버스킹이라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이전에는 프랑스어로 '음유시인'을 뜻하는 'Troubadour'가 버스커와 유사한 용어로 사용되었다. 즉, 근현대에 들어오면서부터 버스커(buscar)가 이 단어를 대신하는 용어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살다 보면 무심코 지나치는 단어들이 많다. 예를 들면 길을 지날 때 쉽게 볼 수 있는 브랜드 간판이다. 별생각 없이 보면 그냥 기획자가 만들어낸 신조어겠거니 싶지만 신기하게도 웬만한 단어들은 잘 찾아보면 어원이 있다. 앞서 말한 버스킹의 프랑스말인 'Troubadour'도 마찬가지다. 길을 지나다니다 유심히 보면 'Troubadour'라는 초록색 간판의 스트리트 의류 편집샵을 볼 수 있다. 스트릿 의류의 자유로움을 '음유시인'이라는 단어로 담아내고자 한 창업자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혼자 중얼대본다.
사실 나는 버스킹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버스킹'문화가 들어오기 전 한국사회는 '오빠는 풍각쟁이'에 더 익숙했다. 이젠 4차 산업혁명과 기술발달로 한층 더 공간의 자유로움을 얻게 되면서 한국사회에도 풍각쟁이를 대신하는 용어로 버스커가 사용이 되는 것 같다.
2012년 밴드 버스커버스커가 짠하고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마 버스킹이라는 단어를 더 늦게 알았을 것 같다. 버스커버스커는 '벚꽃엔딩'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벚꽃이 피는 봄마다 사람들에게 설렘을 주었고 '여수밤바다'라는 노래는 여수시장 활성화에 한몫했다. 그들은 그렇게 벚꽃연금을 받아갈 자격을 얻었다.
내 버킷리스트를 열손가락이 아닌 열 발가락까지 꼽을 수 있다면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노래하고 싶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내 목소리가 이 사회에 따듯한 울림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소음공해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차에 사이렌을 달고 종교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싫다. 그들이 포교를 하고 천국에 갈 자유가 있다면, 또 나와 같은 어떤 이는 조용하고 안락함을 유지할 자유도 있다. 때문에 나는 버스킹이라는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서는 음악을 열심히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