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노마만리 이야기 33.
지난 8월 1일 오후 노마만리에서 두 번째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저술출판 지원 사업으로 발간된 이선주 선생님의 “씨네필의 시대”와 이윤종 선생님의 “에로방화의 은밀한 매력”에 대해 저자들의 책 소개와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0여년 전 연세대 백문임 선생님 주도하던 할리우드 세미나에서 만나 동학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이선주, 이윤종 두 분의 출간 기념행사를 노마만리에서 열게 되어 뿌듯했습니다.
올 5월에 노마만리 스태프로 있는 한민수 선생의 “영화도둑일기”에 관한 첫 번째 북토크를 열었습니다. 한민수 선생의 북토크를 성황리에 마치고 나서 그 무렵 동시 출간된 이선주, 이윤종 선생님을 모시고 북토크를 겸한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천안까지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것도 쉽지 않고, 제 스스로 원고 마감에 시달리는 처지인지라 마음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함께 세미나를 했던 이화진 선생님이 “이영일의 영화예술 읽기 세미나”를 함께 했던 멤버들끼리 모여 노마만리에서 북토크 행사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화진 선생이 직접 포스터도 만들고 사람들도 불러 모으겠다고 나서 주어 이번 북토크가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장소를 빌려주는 정도의 역할이었는데, 다행히도 천안문화도시를 통해 북토크 행사가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손님들에게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두 분의 선생님께 차비 정도를 지원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북토크 행사는 동학들끼리 모여 책 출간을 축하하고 회포를 푸는 편한 시간으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영상자료원의 김홍준 원장님을 비롯해 이하영, 차승기, 양인실, 변선영 선생님 등 뜻밖의 손님들이 자리를 빛내 주셨고 독립기념관의 김용진 선생을 비롯한 노마만리를 사랑해 주는 천안의 여러분들도 참석해 주셔서 예상외의 성황을 이뤘습니다. 저도 1층과 3층을 오가며 후끈 달아오른 북토크의 현장을 지켜보았습니다.
연세대에서 진행되던 할리우드 세미나는 공저 “할리우드 프리즘”을 발간하기로 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어 이영일 선생이 발행한 영화예술 잡지를 읽는 새로운 세미나를 그 당시 한양대 제 연구실에서 시작했습니다. 2017년 여름에 제가 한양대를 그만두며 연구실을 정리하였고 세미나에서도 빠졌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선생님들은 세미나를 이어나갔습니다. 노마만리에서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7년 전 제 연구실에서 시작한 세미나가 시간이 흘러 제가 운영하고 있는 노마만리에서 마무리되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다가오는 8월 22일에는 학부 때부터 박사과정까지 영화연구자가 될 수 있게 지도해 주신 정태수 선생님의 역작 “한국영화역사”에 관한 북토크를 엽니다. 제가 영화사 연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학부시절 정태수 선생님의 세계영화사 수업의 신선한 자극과 석박사 시절 수강했던 정태수 선생님의 한국영화사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는 제가 사회를 볼 생각입니다. 정태수 선생님과는 2007년 국가기록원에서 주최한 해외소재북한 관련 영상기록 공개 행사에서 제가 발표자로 나서고 선생님께서 토론자로 도움을 주신 이후 무려 17년 만에 같은 자리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감개무량입니다.
이번 행사도 천안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