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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Oct 30. 2019

중소기업의 채용전략

원하는 인재 채용을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CEO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일 것이다. 경영이론이나 서적에는 채용과 관련된 내용이 넘쳐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직무에 딱 들어맞는 인재를 찾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어떤 경우에는 채용사이트에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몇 명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마저도 경력이 전혀 없는 신입이거나 경력에 관계없이 묻지 마 지원을 하는 경우 또는 조건은 맞지만 나이가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다. 특히 지리적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채용이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채용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이 돈과 명예일 것이다. 대기업처럼 높은 연봉을 줄 수도 없고 다양한 복지를 제공해 줄 수 없으며 인력을 여유 있게 쓸 수 없기 때문에 저비용에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중소기업이다. 여기에서는 중소기업의 채용과 인력관리를 위한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1. 모집공고를 차별화 하자.

채용 사이트 모집광고를 보면 대부분 유사한 형태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관심을 끄는 광고가 없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요즘 젊은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기발하고 재미있는 채용공고가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 실제로 창의적인 모집공고를 한 후 지원자가 획기적으로 늘고 적합한 인력을 채용하는 데도 효과를 보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현실을 극복하고 적합한 인재 영입과 더불어 회사를 홍보하는 도구로 채용공고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원자가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줄 수 있는 우리 회사만의 독특한 모집광고를 만들어보자. 창의적이고 기발한 모집광고는 지금보다는 나은 인재를 만날 확률이 높여 줄 것이다.


2. 근무 조건보다는 비전을 보여주자.

중소기업의 채용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모집도 어렵지만 힘들게 채용을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직장인들은 회사를 통해 당장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은퇴 후 삶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개인의 비전과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이직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더 적극적으로 회사의 비전을 알리고 여기에서 개인의 발전 가능성을 찾도록 해야 한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녹여낸 모집공고에 회사가 개인의 성장과 경력개발, 비전 실현의 장으로서 당장의 경제적 차이를 넘어서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지원자도 지금과는 다른 시각으로 회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또한 면접 대기 시간에 회사의 특화된 제품이나 설비, R&D 센터 등과 같은 시설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지원자가 면접에 임하는 마음과 태도에 긍정적 연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 체계적인 면접 절차를 지키자.

회사가 규모도 작고 인원도 적은데 인사관리 체계가 필요할까?, 너무 형식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CEO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신뢰를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작지만 체계적인 회사’, ‘CEO가 마음대로 운영하지 않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지원자가 처음 회사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면접을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의 동선과 응대에서 면접자가 배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과 면접 대기시간을 짜임새 있게 사용하는 것, 그리고 면접 약속시간을 철저하게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지원자는 이 회사의 남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간혹 실무팀장을 배제하고 CEO 단독으로 면접을 보고 채용을 확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채용된 팀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책임을 CEO 탓으로 돌리게 되므로 반드시 해당 직무의 팀장이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팀장의 책임감 있는 팀원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다.


4. 직원 평가 문항과 면접문항은 동일한 맥락이어야 한다.

면접을 준비하는 지원자는 적어도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 인재상을 확인하고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게 되는데, 면접문항의 설계는 이러한 회사의 가치체계가 반영된 기존 직원의 평가시스템과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 모 중소기업에서 평가와 보상 체계 설계를 의뢰받은 적이 있다. 평가문항을 설계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이 기업의 가치체계이기 때문에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점검하고 이것들과 맥락을 같이하는 역량 요소가 측정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 문항들은 채용 면접문항의 기준이 되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직원이  채용 단계에서는 어떤 특성을 보였는지 파악할 수 있고 채용에서 중점을 두고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5. 연봉 테이블을 지키자.

중소기업의 채용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인력공백이 발생할 때 시작되며 대체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적합한 인력이 찾아질 때까지 여유를 부릴 수 없다. 당장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원자 중에서 어느 정도 조건이 맞는 인력을 선택하거나 스카우트하는 방법까지 활용을 하게 된다. 그런데 스카우트의 경우에는 요구하는 연봉 수준에 맞춰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직원과의 연봉 수준에 격차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일전에 평가와 보상 체계 설계를 의뢰받은 회사의 연봉 테이블을 검토하면서 과장이 부장보다 연봉이 높은 황당한 상황에 대한 CEO의 답변도 바로 이것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준 연봉 테이블은 비공개되고 직원들은 CEO가 투명하지 않게 인사정책을 운영한다고 생각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무리 급하고 탐나는 인재가 있더라도 직급별 연봉 테이블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직 연봉 테이블이 없다면 현재 구성원들의 연봉을 기준으로 직급별 연봉 밴드를 정립하고 채용의 기준으로 적용해야 하겠다.

  

6. 외부 영입 임원은 꼭 필요한 부분에 최소한으로 하자.

중소기업에서 임원급으로 외부인력을 영입하는 이유로는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출을 증대하거나 특정분야의 전문적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경우일 것이다. 내부의 역량을 꾸준히 축적해서 성과를 내는 방법보다는 단기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유리한 방법이다. 하지만 기존 구성원과 다르게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조직 구성원은 승진과 연봉 인상이라는 금전적 부분뿐만 아니라 조직으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성취감에 동기부여되는데 인력의 외부 영입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위치에 대해 불안감과 어떻게 해도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어떤 중소기업은 부장 이상 직원이 차장 이하 직원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모든 직원의 간부화가 목표인 것 같다. 그리고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윗사람들을 영입하려는 시도를 한다. 기존의 직원들은 점점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는 노력보다는 틈만 나면 떠날 준비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고위 직급자를 영입할 때는 내부 인력을 활용하는 것과 비교해서 충분한 검증을 한 후 꼭 필요한 인력으로 최소화해야만 기존 조직 구성원의 사기와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7.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의 기준을 정하자.

기업들마다 이런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채용 적합 기준이 있다. 이 정도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바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마지노선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막상 채용을 해서 업무에 투입하면 면접 때 확인한 역량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회사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고 불만을 말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중소기업에서 직무에 꼭 맞는 인력을 채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직무역량보다는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껏 채용해 놓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과정의 반복에서 생기는 기회비용과 조직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역량은 좀 부족해도 배우려는 자세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 중소기업에 더 적합한 인재일 수 있다. 퇴사자들이나 조직에 불만만 늘어놓는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해서 우리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리해 보자. 대인관계나 대화 스타일, 출퇴근 거리, 직원 복지에 대한 생각, 개인적 비전, 이전 직장 퇴사 이유와 근속연수, 업에 대한 개인 가치관 등을 살펴보면 우리 회사에 적합하지 않은 인성 기준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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