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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Sep 15. 2020

성과를 내는 팀의 시작!

조직목표의 파이프라인을 정렬하자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학생들의 10년 후 삶을 비교한 조사는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인용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3%의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기록한 그룹, 목표를 세웠으나 기록하지 않은 13%, 그리고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은 84%. 10년 후 이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는 목표를 세루고 기록한 3% 그룹이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은 84% 그룹과의 소득 비교에서 무려 10배의 차이가 난다는 내용이다.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사례이지만 반대로 목표가 오히려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목표를 정했다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착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며, 목표를 정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도구일 뿐,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그럴듯한 목표는 “그래도 나는 목표라도 세웠잖아!”하는 자기 위안으로 목표를 이루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실천이고 실천을 위해서는 그것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떨까?


요즘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보면 미션, 비전, 핵심가치가 없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예전과 다르게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경제적 논리 이상의 경영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얼마 전 MBA 과정을 막 수료한 중소기업 CEO와 있었던 일이다. 많은 중소기업 CEO가 그렇듯 창업하기 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경영스타일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으로 창업을 하면서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정하는 워크숍을 직원들과 함께 진행을 했고 결과도 썩 괜찮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과의 사이에 뭔지 모를  괴리가 느껴지고 자신만큼 움직여주지 않음에 실망도 크다는 것이다. MBA에서 배운 것처럼 공들여 회사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직원들과 함께 정하고 홈페이지에도 꾸며놓았으며 회사 여기저기에 다짐의 구호들도 붙여 놓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회사는 서로 다른 영역의 업무를 수행하는 여러 조직들이 모여 공동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성과를 내는 조직은 각기 다른 영역의 팀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역량을 정렬하고 집중하는 조직이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회사의 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다른 업무 영역을 수행하는 팀들이 얼마나 회사의 방향과 목표에 부합하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기업은 어떨까? 인력도 자본도 제한이 큰 중소기업이라면 ‘회사의 목표를 정하는 것도 벅찬 경우가 많은데 팀 목표까지 정하라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 목표를 정했다고 치자. 그건 누가 관리할 건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홈페이지에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걸어 놓을 생각을 한 회사라면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거나 회사의 목표를 이 정도로 만들어 놨으니 설령 결과가 좋지 않아도 할 만큼 했다는 핑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팀의 역할 정의부터”


팀 목표를 정하는 것은 우선 우리 팀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중소기업 경영혁신 컨설팅을 하면서 팀 리더에게 당신 팀이 회사에서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을 할 때가 있는데 많은 팀 리더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팀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된다.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업무가 아니라 회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팀이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정의가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하기 쉽고, 자신이 알고 있거나 경험한 것, 다른 회사의 유사한 조직에서 하는 정도의 수준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해 스스로의 역할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업무를 수행하는 경영지원팀의 경우를 보자. 중소기업의 경우 적재적소의 인사원칙을 지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역량 있는 인재 채용을 하고 싶지만 모집공고를 내면 해당분야에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찾기 힘든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기껏 잘 가르쳐서 이제 좀 일을 하나 싶으면 퇴사하겠다고 찾아온다. 그러니 적재적소의 인사가 아니라 있는 직원이라도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이 된다. 처음에는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역량을 개발시켜 회사의 성과 창출에 기여한다는 인사담당자로서의 포부도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잊혀지고 자신의 역할을 현재 상황과 수준에 맞추게 되며, 이런 악순환은 연속된다.

팀 역할에 대한 정의가 확고하다면 현실이 이렇다 해도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무엇이라도 시도해 보려는 의지를 살려내게 될 것이다. 이것이 팀 역할을 정의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성과를 내는 팀이 되기 위해 역할 정의만 하면 될까? 

한 발짝만 더 나가보자.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천전략을 세우듯이 팀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팀의 행동전략이 필요하다.  팀의 목표는 조직의 방향을 잡아주는 큰 목표(방향 목표)와 행동을 촉진하는 작은 목표(행동목표)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방향 목표만 있으면 구성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고, 방향이 없고 행동목표만 있으면 시키는 것만 하는 수동적 문화가 조직 발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다시 인사담당자의 업무를 생각해 보자.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적재적소의 인사체계를 구축한다.”라는 인사 방향을 정했다면 구체적인 행동전략으로 회사의 각 부서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기존 직원의 역량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제한된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인사담당자로서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


이렇게 팀의 역할 정의와 목표가 있으면 팀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며, 더불어 목표를 위해 갖추어야 할 팀의 역량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역량개발이 가능하게 해 준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있듯이 목표관리에도 파이프라인 정의가 필요하다. 회사의 목표가 있다면 팀의 목표가 있어야 하고 팀의 목표에 기여하는 개인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힘들지만 여러 여건이 불리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긴 안목으로 조직을 바라보고 중소기업에 적합한 운영체계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이 시점에 우리의 중소기업에 필요한 것은 하던 대로 남들만큼만 하려는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경영방법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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