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송인 Mar 19. 2024

용기가 필요한 빼기의 기술

심리학 영어 콘텐츠 요약 뉴스레터 #19

용기가 필요한 빼기의 기술


Do Less | Hidden Brain Media


"3년 전보다 지금 더 바쁘다.", "하고 있는 것을 마무리짓지 않은 채 다른 것을 시작한다.", "'~을 덜 해야 해'가 아니라 '~을 더 해야 해'라고 항상 생각한다." 몇 개나 해당하시나요? 저는 모두 해당됩니다.


삶에서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 채 이것저것 다 끌어안고 가는 저같은 맥시멀리스트들이 들으면 유익할 히든 브레인 에피소드입니다. 인터뷰이로 나오는 라이디 클로츠는 버지니아대학교 공대 교수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빼기의 기술을 다룹니다.


이 인터뷰에는 빼기를 통해 혁신을 이룩한 사례가 여럿 나옵니다. 그 중 하나가 스트라이더 자전거입니다. 미취학 아동이 타고 다니는 페달 없는 두 발 자전거를 한 번쯤은 보셨을 텐데요. 그 자전거가 스트라이더입니다.


처음에 스트라이더를 보고 왜 페달도 보조 바퀴도 없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스트라이더는 보조 바퀴와 페달을 모두 없애 특별한 도움 없이도 아이가 스스로 중심 잡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이에 보조 바퀴가 있을 때보다 더 빠르게 자전거를 배울 수 있습니다.


빼기의 미학으로 거둔 또 다른 성공 사례는 1987년에 출시된 나이키 에어입니다. 1970년대에 마리온 루디라는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운동화 쿠션으로서 공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지만 어느 곳에서도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나이키가 이를 받아들여 에어 맥스 1(Air Max 1)이라는 운동화로 탄생시킨 것이죠. 뛰어난 충격 흡수력과 편안한 착화감, 그리고 마이클 조던 같은 인기 있는 운동 선수와의 콜라보를 통해서 세계적으로 히트를 칩니다.


더하는 것이 아니라 뺌으로써 혁신을 이루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발에 공기가 들어가 있음을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신발 뒷꿈치 부분에 투명창을 냈다는 사실이 중요함을 언급합니다.


에어 맥스에 투명창을 만든 것은 빼기의 기술에 덧셈의 포장지를 입힌 셈이 아닐까 합니다. 무언가가 더해져서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인식할 때 사람들의 지갑이 열리기 쉽습니다 . 안티프래질을 쓴 나심 탈레브는 무엇을 한 것에 대해 보상하고, 무언가 기존에 해오던 것을 하지 않았을 때는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보상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로 인해 과잉처방이 이루어지기 쉬움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빼기의 기술 자체는 환대 받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개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그저 가만히 버티고 있는 게 나은 순간에 무리한 수를 두어 상황이 더 악화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글 쓸 때 덜어내지 못하는 것은 예사죠. 교정/교열 전문가도 같은 우를 범하기 쉽나 봅니다. "탁월한 글을 교열할 때 따르는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저도 모르게 밥값을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쓸데없는 제안을 한다는 점이다."


이쯤되면 덧셈의 강박이라고 할 만도 한데요. 어떻게 해야 빼기 기술을 개인 삶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건강의 악화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포맷해야 하는 상황처럼 극단적인 외부 요인에 의해 강제로 빼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일례로 라이디는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줄 때 빨간펜 선생님이 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학생에게 너무 많은 코멘트를 줌으로써 본인의 시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학생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가 적어지기도 합니다. 이에 리포트에 대한 코멘트를 10개로 제한하기 시작합니다.


일에서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에서도 이제는 더이상 타당하지 않은 무언가를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고 All in the Mind에서 Stan Beecham은 말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제한적인 믿음과 잘못된 가정을 제거하거나 잘라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더 적응적인 신념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진공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대한 수술이라는 이 어려운 내적 작업이 진정한 변화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하는 작업입니다."


심리상담은 이 과정을 조금 더 견딜 수 있는 무엇으로 만드는 과정이기도 할 겁니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이야기하듯이 인간은 이득추구보다 손실회피 경향이 강합니다. 덧셈보다 뺄셈이 어려운 주요한 이유로 보입니다. 다만 곤도 마리에의 예를 들며, 약간의 자기기만을 통해 덧셈의 관점에서 뺄셈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참신하게 들립니다.


곤도 마리에는 말합니다. 버려야 할 물건에 집중하지 말고 정말 좋아하는 물건에 집중하라고. "정리할 때 중요한 것은 버릴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할 물건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보관할 물건을 어떻게 선택할까요? 그 물건이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인가요? 보관하세요. 그렇지 않다면 버리세요."


여러분의 삶의 우선순위에서 최상위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을 위해 우선순위의 아래 위치한 것들을 포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Focus의 저자 이준희는 말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기도 함을 자주 망각하며 삽니다.


이 글은 MarkedBrunch를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환각제 보조 심리치료 슬쩍 들춰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