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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Oct 19. 2022

맘마보다 사과가 우선인 아침

그 망할 놈의 현타

7시 언저리 어김없이 튼튼이의 기상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눈을 떴다. 나는 맘마를 준비해야 하니까...

손을 씻는 동안 어제의 일이 생각났다. 

아... 그 망할 놈의 '현실 자각 타임'이 왔다.


A : 자기가 육아를 하면 어떨 것 같아요?

B : 음. 내가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A : 힘들지 않겠어요?

B : 지금 상황에서 이게 최선이니까요. 나름 잘 하지 않을까요?


불과 10 개월 전의 대화가, 스틸 컷(still cut)처럼 보였다.


짧은 한숨과 함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진보와 보수의 사전적 의미가 뭐니'부터 시작해서

저녁. 순댓국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신에게 서운했다며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서 다시 다시 결론은

육아하는 내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어제 그래 어제 잠들기 전에 말이다.


일어나 보니 속에 있는 말을 뱉어 속은 후련했지만

과거와 현재가 다른 나라는 존재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어제의 나는 참 비겁한 말을 했었다.

아니 지금 나는 그냥 비겁한 사람일 뿐이다.


그렇게 맘마보다 사과가 우선인 아침을 시작했다.





현자 타임 賢者time : 어떤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한 직후에 이전까지의 열정이나 흥분 따위가 사그라들고 평정심초탈무념무상허무함과 같은 감정이 찾아오는 시간을 이르는 마치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현자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하여 생긴 .


스틸 컷(still cut) : 영상 드라마나 영화, 광고 필름 가운데 한 컷만 골라내어 현상한 사진. 또는 드라마나 영화, 상품 따위를 홍보하거나 기념하기 위하여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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