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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ya Kang Feb 22. 2024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못쓴다

 글쓰기 클럽의 일곱 작가들, 1주 차 끝.

한참 동안 '글을 쓰는 행위'는 작가나 기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모든 매체가 개인화되어 가는 2010년대를 지나며 모두들 콘텐츠의 '소비자'가 아니라 동시에 '생산자'인 세상이 왔다. 인쇄매체와 글쓰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 2000년대에 시작되었던 '블로그'라는 매체와 '싸이월드' 같은 초기 소셜 미디어는 우리를 자연스럽게 짧은 글을 쓰는 방식에 익숙해지게 했다. 비록 대부분의 글이 가벼운 소통과 즐거움 (그리고 듬뿍 퍼담은 감성)이었지만, 그것 역시 단순히 읽고(신문, 책 등), 듣고(라디오, 음악 등), 보면서(TV, 영화 등) 수용해야만 해야 했던 기성 매체와는 확실히 다른 특징이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내가 그곳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흑역사'가 없진 않다. 요란한 특수문자를 담은 내 아이디는 ----읍!)



2010년대 이후에는 확실히 읽고, 듣고, 보는 모든 매체가 개인화되었다. 

개인이 블로그, 웹사이트, 뉴스레터, PDF, 전자책뿐 만 아니라 실제로 책을 찍어내는 것 또한 매우 쉬워졌으며, 팟캐스트, 개인 라디오, 음원의 제작 역시 별다른 노력 없이 당장 삼십 분 안에 시작할 수 있다. 유튜브와 개인방송으로 영향력을 넓혀 수익을 창출하는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새로운 시장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은 이제 잠깐 반짝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기회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창작'의 기초, '생각'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 글쓰기를 배운다. 가나다라에서 시작해 글짓기 대회, 방학숙제로 빼놓을 수 없는 방학일기(설마 요즘엔 없을...까? 갑자기 두려워진다)처럼, 그때도 우리는 쓰기 귀찮아했지만, 어떻게든 해나가긴 했다. 그러나 대다수가 그렇듯, 점차 꼭 해야만 하는 글쓰기를 제외하면 자발적인 글쓰기는 하지 않는다.


글쓰기의 필요성은 대학시절이 끝나갈 무렵, 취업 준비를 시작할 때 절실히 느꼈다. 취업 준비를 한다고 자기소개서를 써서 대학의 취업지원센터에서 첨삭을 받곤 했는데, 중구난방 한 내 글은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을 그대로 반영해 이해도 어렵고 매력도 없는 밋밋한 단어의 나열에 불과했다.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필요했다. 세일즈든 마케터든, 결국 글과 말로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이는 비단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와 상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갓 일을 시작했던 2019년을 되돌아보면, 혼란한 내 머리에서 조잡한 프로세스를 거쳐 조립한 말을 뱉는 내 입은 자주 1.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2. 남이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3. 아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글쓰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글쓰기는 좋은 생각 정리의 수단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모든 매체의 기본이기도 하다. 생각의 정리, 즉 어떠한 기록 없이 발행되는 콘텐츠는 없다.



함께하는 글쓰기 1주 차를 지나며


여러 다짐과 생각으로 분주한 마음으로 2024년을 시작했다.

어느새 꽉 채운 5년 차인 나의 첫 직장생활은 정체기에 다다른 것처럼 느껴졌고, 변화를 위해 준비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야기가 나만의 자산이 되는 경험은 기록에서 시작되기에, 이에 글쓰기라는 행위와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함께 하는 'Sunday Ice cream' 작가(앞으로 작가라고 불러야겠다)들의 참여 동기와 주제 역시 아주 다양하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생활하게 된 상황에서의 고민을 하는 멤버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요가'에 대해 쓰기로 한 멤버도 있다. 나처럼 커리어에 대한 내용을 끄적여보고 싶다거나 자기 계발을 위해 쓰겠다는 멤버도 있다. 가장 사랑하게 된 한 섬에 대해 이것저것 적어보려는 멤버도 있다.


이처럼 일곱 명 각기 다른 주제와 이유로 시작하지만, 원하는 목표 지점에 있어서 글쓰기가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하는 게 흥미롭다.


일곱 작가 모두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잘 표현하게 되는 10주, 아니, 9주가 되지 않을까?


모두, 1주 차 완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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