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직장생활] 연봉계약≠근로계약…'연봉기간'과 '근로기간'은 달라
"정규직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입사 당시 근로계약서 작성 중 근로 계약 기간이 명시돼 있어 물어보니, 회사는 '연봉협상을 매년해서 1년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하셨어요. 당시에는 '그 말이 맞구나' 하고 근로를 체결했고요.
그런데 생각할수록 불안했어요. 알아보니 근로계약서 상 '계약직 근로계약'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다들 말씀하시더라구요. 제가 곧 1년이 돼 연봉협상 및 근로계약서를 갱신합니다. 그때 계약 기간에 대해 언급할 예정인데요. 근로계약서에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은 뭐가 있을까요? 만약 추가 요청을 회사가 거절하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근로계약서에 근로기간이 정해져 있다면, 계약직 근로계약이 맞습니다. 연봉계약서와 근로계약서는 달라요. 정규직 입사라면 근로계약서와 연봉계약서, 두 건의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하나의 계약서를 쓰더라도 '기간'과 '임금'은 분리해서 작성합니다.
사실 연봉제를 시행하는 회사는 매년 연봉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니, 근로계약서와 분리해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요. 근로계약서에는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 많이 있는데, 이걸 연봉 숫자 때문에 매년 다시 작성하는 건 아무래도 번거로우니까요. (☞근로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 뭐가 있나 보러가기)
그런데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정규직으로 채용을 하고 연봉 때문에 매년 계약서를 써야 한다며 연봉 계약서만 작성하는 경우요.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방식의 연봉계약서만 작성하면 이후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근로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챙기지 못할 수 있어요. 근로계약을 두고 분쟁이 생겼을 때, 시시비비를 가리는 중요한 근거는 결국 계약서가 되기 때문인데요.
정규직 표준 근로계약서에 근로 기간과 관련해서는 이런 문구가 들어갑니다.
[근로계약기간: ~년 ~월 ~일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한다.]
연봉을 매년 갱신하더라도, 연봉은 임금과 관련된 것일 뿐, 근무기간과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계약서에는 이 둘을 나눠서 적어야 하고요.
이번에 연봉 계약을 하실 때 계약서에 '기간의 정함이 없다'는 내용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회사가 근로계약 관련 내용을 알면서도 이렇게 계약서를 쓰고 있는지, 몰라서 이렇게 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려운데요.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회사의 대응은 다를겁니다. 어떤 상황이든, 계속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회사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친구가 이번에 노무사 시험에 합격해가지고, 축하한다고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들었는데요. 근로계약서에 계약 종료일이 있으면 근로 계약 종료가 되는거라고 하더라고요. 연봉제 회사는 근로계약서랑 연봉계약서를 따로 쓴다고도 하고…이런 얘기 듣고 나니 좀 불안해서…별 일은 없겠지만, 이번에 계약할 때는 '기간 정함 없음' 한 문장만 좀 추가해주시면 안 될까요. 하하…"
만약 회사에서 거절을 한다면, 실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줄 근거 자료들을 확보해 두실 필요가 있어요. 혹시나 분쟁이 생겼을 때 "실제 근로 계약은 정규직이었다"는 것을 다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도록이요.
이번에 연봉 협상을 하면서 근로 기간을 계약서에 추가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나,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이 맞다'는 회사 측의 이야기 등을 녹취해 두시는 것도 좋겠고요. 입사할 때 봤던 정규직 채용 공고를 저장해두거나, 채용과 관련해 주고 받은 자료, 다른 직원들은 어떤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는지 같은 자료들도 도움이 됩니다. (☞정규직인데 1년 짜리 근로계약서 썼을 때 대응법)
이번 연봉 계약을 하실 때는 꼭! 문제가 잘 해결되길 함께 바라겠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 중이라면 알려주세요. 같이 고민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