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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May 08. 2023

일하다 생긴 우울증, 산재 되나요?

[잡:노무 스토리] 병 날만큼 심각한 업무, 인간관계 스트레스 있었다면…



   

A씨가 입사 2년 차가 되던 무렵부터였다. 작업 배정은 관리자가 했는데 남들과 비교해 유난히 힘들고 어려운 작업만 A씨에게 돌아왔다. 관리자는 A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다른 동료와 인사나 식사도 못하게 막았다.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업무 중 사고를 당한 A씨는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하지만 회사는 A씨가 안전수칙을 위반했다며 오히려 징계를 내렸다. 이후에도 몇 차례 일하다 다쳤고, 산재 신청을 했지만 회사는 받아주지 않았고, 결국 소송을 통해서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지난하게 이어진 시간들은 A씨의 마음을 갉아먹었다. 잠을 잘 수 없었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A씨는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14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 둔 이후에도, 증상은 더 심해졌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A씨는 회사에 산재 요양 승인을 신청했다. 회사는, "A씨의 병은 업무가 아닌 A씨 개인의 성격때문"이라며 받아주지 않았다. 

사건은 법원으로 갔다. 법원은 "A씨가 업무 중 부상을 당한 사건, 부상을 당한 곳에서 다시 일하게 된 점, 회사와 지속적인 마찰 등은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우울장애, 불면의 촉발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문의 소견 등을 근거로 "A씨의 우울증은 산업재해가 맞다"고 판단했다.


일하다 생긴 우울증, 산업재해 인정 받을 수 있을까?

산업재해라고 하면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거나, 기계를 사용하다 팔이나 다리를 다쳤다거나 하는 일하다 몸이 다친 사례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일하다 생긴 우울증, 즉 정신질환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뜻 이런 생각도 듭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스트레스 안 받는 직장인 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이다보니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두고 다툼이 일곤 하는데요. 어떤 경우에 산업재해가 될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산업재해란 △업무상 사고 △업무상 질병 △출퇴근 재해 등이 해당합니다. 여기서 업무상 질병은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하다가, 또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말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도 포함되죠. 

(함께 읽으면 좋아요 ☞직장상사 '막말'로 공황장애…'산재' 됩니다(보러가기))

정신 질환은 뇌에 확인할 수 있는 이상이 있는 경우(기질성)와 이런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기능성)로 나뉩니다. 일을 하다 다쳐서(물리적 충격에 의한 뇌손상) 정신 질환이 생긴 경우 물론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요. 이런 신체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 즉 기능성 정신질환인 경우에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우울증, 불안장애, 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자해, 자살, 수면 장애 등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진단을 받았다고 모두 산업재해가 되는 건 아닙니다. 질병과 업무 관련성이 있다는 인정을 받아야 해요. 

병이 날 만큼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는 △사건의 강도와 크기 등 객관적 조건과 근로자의 주관적 충격의 정도 △처리 과정에서 적절한 지지, 근로자 보호가 가능한 체계였는지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펴봅니다.

사건 자체 뿐 아니라 처리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이후 대처 과정이 어떠했는지 등도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즉 회사가 문제를 숨기려고 하는 식으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어졌다면, 병이 날 수준으로 볼 수 있어 이 역시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사건, 사고를 막는 것이 중요한 만큼이나, 문제 발생 이후 제대로 대응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이런 경우 스트레스 수준 높다고 봐요"


△질병이나 부상을 당함
-장기간 입원이 필요하거나 회사 복귀가 곤란한 수준의 질병이나 부상이 발생한 경우 

△업무 관련 중대한 인사사고, 중대 사고 경험
-타인을 크게 다치게 하고, 사후 대응에도 관련하게 된 경우
-타인의 질병, 부상이 중증이 아니라도 사후대응에서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된 경우

△회사 경영에 영향을 주는 중대한 업무상 실수 
-도산, 큰 실적 악화, 신용하락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수를 하고 사후 대응에도 관련하게 된 경우 
-큰 실수는 아니라도 사후 대응에서 징계, 강등, 월급여를 넘는 배상책임을 추궁받게 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고 직장내 인간관계가 현저히 악화된 경우 

△퇴직을 강요받음
-퇴직 의사가 없다고 했는데도 집요하게 퇴직을 요구받은 경우 
-공포감을 주는 방법으로 퇴직 권유를 당한 경우

△심한 괴롭힘, 따돌림 또는 폭행
-상사의 언행이 업무지도 범위를 벗어나 인격이나 인간성 모독을 하는 식의 언행을 하고, 이런 행동이 집요하게 이뤄진 경우 
-동료 등 여러 사람이 결탁해 인격이나 인간성을 모독하는 언행을 집요하게 한 경우
-치료를 필요로 하는 정도의 폭행을 당한 경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 중이라면 알려주세요. 같이 고민해볼게요 



           ⭐️ <혼돈의 직장생활>은 절찬 연재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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